[딜사이트 강울 기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애큐온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외형 확대를 넘어 조달 구조와 자산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재편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강화와 금리 변동성 확대 등으로 기존 기업금융 중심 전략의 한계가 부각된 시점에서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묶은 투트랙 인수를 통해 구조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애큐온캐피탈 인수를 추진하며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저축은행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메리츠금융이 이번 인수전에 나선 배경에는 외형 확대뿐 아니라 자산 쏠림 리스크를 완화하고 수익 구조를 안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기업금융, 특히 PF 중심 자산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해왔지만 동일 자산군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경기 변동과 규제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확대되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돼 왔다.
우선 애큐온캐피탈 인수에 나선 것은 자산 규모 확대를 통해 수익 기반을 확충하고자 하는 의도가 커 보인다. 자산이 늘어날수록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이익 창출 여력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PF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을 편입함으로써 포트폴리오 안정성이 개선될 경우 신용도 상승과 조달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특히 캐피탈사는 여신 재원을 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에 의존하는 만큼 조달 비용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실제 메리츠캐피탈의 조달비용률은 2024년 최고 4.8%까지 상승했다가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4.3%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담이 남아 있다. 금리 반등 가능성과 캐피탈 업황 둔화까지 감안하면 단순 금리 하락만으로 조달 부담을 낮추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금융 내 포트폴리오 조정 효과도 기대된다. 2025년 3분기 기준 메리츠캐피탈의 PF 대출 비중은 47.5% 수준인 반면 애큐온캐피탈은 20.2% 수준이다. 이에 인수 이후 PF 익스포저가 완화되고, 자산 내 리스크 분산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절대 익스포저 축소 여부는 향후 신규 취급 전략과 시장 상황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반면 저축은행 인수는 보다 구조적인 변화에 가깝다. 메리츠금융은 증권과 캐피탈 모두 기업금융 중심 자산 구조를 갖고 있어 PF 등 특정 영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는 수익성 측면에서는 강점이지만 변동성과 리스크 집중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리테일 금융을 통한 자산 기반 다변화 필요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캐피탈만 봐도 기업금융 중심 영업이 뚜렷하다. 2025년 3분기 기준 일반대출 잔액 가운데 기업금융 비중은 약 91.9%에 달한다. 이 같은 구조는 경기 하강 국면에서 자산 건전성과 실적 변동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로 지목돼 왔다. 이에 따라 회사 내부에서도 리테일 금융 강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며, 지난해 말 리테일총괄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저축은행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개인신용대출과 중금리대출 중심 자산을 편입해 수익 변동성을 낮추고, 경기 민감도를 완화하려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저축은행은 조달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캐피탈이 시장성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인 반면, 저축은행은 예금 기반 수신 기능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낮은 비용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조달 비용 절감이 아니라 조달 구조 자체를 바꾸는 카드로 평가된다.
더 나아가 저축은행 인수는 개인 고객 기반 확보를 통해 향후 카드·캐피탈·증권과의 크로스셀링이 가능한 데이터 기반 확장 전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부담 요인도 적지 않다. 저축은행 업황 둔화 속에서 인수 이후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데다, PF 자산과 리테일 자산이 동시에 확대될 경우 리스크 관리 체계의 복잡도가 높아지고, 인수 후 조직·심사 기준 통합 과정(PMI)에서 추가 비용과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애큐온저축은행은 2024년 370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60억원 적자로 전환되며 수익성 변동성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며 면밀히 검토한 뒤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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