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넥슨이 당초 제시했던 중장기 재무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대표 흥행작의 구조적 부진과 신작 출시 지연이 맞물리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진 탓이다. 넥슨은 개발 프로세스 혁신과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는 한편 비용 관리를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은 31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자본시장 브리핑(Capital Markets Briefing·CMB)에서 중장기 재무 목표를 전면 수정했다. 넥슨은 앞서 지난 2024년 CMB에서 2027년까지 매출 7조원 돌파 등 중장기 재무 목표와 성장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쇠더룬드 회장은 이날 지난 2024~2025년의 넥슨의 경영 성과를 파악한 결과 '종적·횡적 확장'을 골자로 한 IP 성장 전략에 일부 차질이 생겨 이 같은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2024년 출시했던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이 2025년 들어 구조적 부진을 겪었고, 신작 출시가 일부 지연돼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개별 타이틀 성과에 그치지 않았다.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확대되는 과정에서 개발비가 매출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수익성 관리 부담도 함께 커졌다. 쇠더룬드 회장은 현재 넥슨이 성장 전략의 실행 차질과 비용 통제 약화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쇠더룬드 회장은 "2024년엔 강력한 프랜차이즈 실적이 신작 파이프라인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으나, 이러한 가정들은 현실화되지 못했다"며 "게임 개발 및 운영과 연관성이 없는 모든 부서의 운영 현황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투자 대상을 줄이되, 각각에 대한 확신은 높이는 방향으로 비용 규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쇠더룬드 회장은 그룹의 실적과 재무체력 자체는 견조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투자 우선순위 설정과 실행, 관리 체계 측면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넥슨은 전사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쇠더룬드 회장은 "이익 하한선을 기준으로 프로젝트를 선별해 일부는 투자 확대, 일부는 구조 개편, 일부는 중단할 것"이라며 "비용 구조도 전면 재설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폭적인 넥슨의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수합병(M&A) 기조도 변화된다. 넥슨은 창사 이후 대형 M&A와 퍼블리싱을 적극 추진해 몸집을 키워 왔다. 그러나 향후에는 거래 구조와 시나리오, 사업 운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등을 면밀히 따지는 등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단기적 이익보다는 충성도 높은 플레이어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는지, 인재가 계속 남아있을지, 영업이익률이 충족될지를 최우선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는 거래만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쇠더룬드 회장은 "넥슨은 현금이 많고 좋은 자원을 갖고 있지만, 그간 게임 업계에서 M&A가 잘못되는 사례를 너무 많이 지켜봤다"면서 "다양한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지만 접근방식은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전략 재정비와 함께 내부 통제 체계도 손질할 방침이다. 지난 1월 발생한 '메이플스토리 키우기(메키)' 확률 조작 논란에 대해선 운영 관리 측면에서 뼈아픈 실책이라고 짚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최고리스크책임자(CRO) 직책 신설 ▲이중보고 체계 의무화 ▲이사회 감독 강화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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