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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 설계사 1만 시대"…전문성·사후관리 공백 우려
강울 기자
2026.04.02 07:40:16
삼성화재·메리츠화재 인력 급증…소비자 보호 기조와 '엇박자'
이 기사는 2026년 04월 01일 08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딜사이트 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강울 기자]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N잡 설계사' 채널을 앞세워 설계사 조직 확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시간·장소 제약이 없는 온라인 기반 인력을 빠르게 끌어들이며 외형을 키우는 전략이지만, 보험상품 특성상 요구되는 전문성과 장기 관리 책임과의 괴리가 커지면서 소비자 보호 측면의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 등 시장 건전성 강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사후관리 공백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정책 기조와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N잡 크루', 메리츠화재는 '메리츠파트너스'를 운영하며 'N잡 설계사' 채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보험 접근성 확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설계사 수를 빠르게 늘리기 위한 '저변 확대 경쟁'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메리츠화재가 먼저 N잡 설계사 확대에 속도를 내며 설계사 조직을 빠르게 키우자, 삼성화재 역시 유사 채널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가 속도는 가파르다. 메리츠화재의 N잡 설계사는 2024년 말 4200명에서 2025년 말 1만2000명으로 급증했다. 그 결과 전체 설계사 규모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성화재 전속 설계사는 2만4798명으로 전년동기(2만337명) 대비 21.9% 증가한 반면, 메리츠화재는 2만9362명에서 4만1111명으로 40% 늘어나며 외형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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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속도형 확장 모델'이 보험업의 구조적 특성과 충돌할 가능성이다. 보험은 계약 체결 이후에도 유지·변경·보험금 청구 등 장기 관리가 핵심인 상품인데, 단기간 교육을 거쳐 유입된 비전업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이러한 관리 책임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메리츠파트너스와 삼성화재 N잡크루 모집 광고 (출처=각 사)

이 같은 우려는 모집 단계에서부터 제기된다. 메리츠화재 '메리츠파트너스'와 삼성화재 'N잡 크루'는 초기 비용 부담이 없고 보험 지식이 없어도 참여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보험 설계사 자격 취득 자체는 시험과 등록 절차를 거치지만, 모집 과정에서 '경험 없이도 가능한 일'로 인식될 여지가 있어 진입 단계에서의 전문성 필터링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입 이후 구조 역시 '속도'에 맞춰 설계돼 있다. 메리츠파트너스는 지원자가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곧바로 연락이 와 활동 구조를 안내하고 멘토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월 납입 보험료의 8배를 수수료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하고, 일부 사례에서는 가족·지인 중심의 판매를 권유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교육 단계 또한 비대면·단기 중심이다. 메리츠파트너스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손해보험, 공통, 제3보험 등으로 구성된 20분 내외 강의를 이수한 뒤 설계사 자격 취득이 가능한 구조다. 삼성화재 역시 온라인 교육 이수 후 시험 응시가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반적으로 단기간 내 활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형태인 셈이다.


이처럼 단기간 내 영업 가능 상태로 진입시키는 구조는 접근성을 높이는 대신, 상품 구조 이해도와 약관 해석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입문교육은 상품의 위험 구조를 이해하고 약관 해석 능력과 소비자 보호 기준을 체화하는 과정이 핵심인데, 현재와 같은 온라인 중심 교육은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해도나 현장 적용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사후관리 단계에서의 구조적 한계를 더 큰 문제로 본다. N잡 설계사의 경우 전업 설계사 대비 영업 지속성과 시간 투입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계약 유지율 관리나 고객 응대에서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계약 유지율 하락이나 민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유사 사례에서도 한계는 반복돼 왔다. 과거 한화생명이 'LIFE MD', 'Life with' 등 디지털 설계사 모델을 운영했지만 초기 인력 유입 대비 실제 활동 설계사 비중이 빠르게 낮아지고 생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가 업계에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N잡 설계사의 경우) 초기 인력 유입에는 효과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활동 설계사 비중이 줄고 계약 관리 공백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판매 품질과 설계사 집단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는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파트너스 설계사도 위촉 시 완전판매 관련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미이수 시 영업을 제한하는 등 소비자 보호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관계자도 "코드 등록 전 사전교육과 멘토 지정 등을 통해 완전판매와 소비자 보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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