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보령LNG터미널이 최대주주 변경 이후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조기상환청구권(EOD) 대응과 만기 채무 상환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포석이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의 이탈이라는 변수에도 GS그룹과 전략적 협력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보령LNG터미널은 오는 4월 1일 최대 26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는 2·3·5년물로 구성했고 만기별 발행 규모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확정할 예정이다. 발행일은 내달 9일로 희망금리밴드는 등급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 포인트)를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건 주관사단 숫자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 주요 대형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통상 2~3곳에 불과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보령LNG터미널의 이번 조달이 중요한 이유는 유동성 확보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이 보유 지분 대부분을 IMM인베스트먼트-KB발해인프라 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이러한 대주주 변경은 기존 채권자들의 EOD 발동 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현재 상환 압박에 노출된 채권 규모만 약 31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오는 6월 만기가 돌아오는 900억원의 채무까지 고려하면 자본 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보유 현금이 745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도 필요 자금 조달의 절실함을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SK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사라졌지만 신용도 하락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최대 주주인 GS에너지를 필두로 한 GS그룹과의 사업적 연결고리가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주주가 바뀌었어도 터미널 이용계약 등 본질적인 수익 구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이 입증된 만큼 등급 유지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신용등급이 우량한 GS 및 SK 계열이용자들과 20년 간의 장기계약 체결이 완료돼 있다. 아울러 2047년 말까지 기존 계약 종료 이후 GS에너지와 SK이노베이션의 추가 이용 확약도 끝마친 상태다.
다만 비우호적인 거시경제 환경은 막판 변수로 꼽힌다. 최근 국제 유가상승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웃도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영향이다. 여기에 국고채 금리 상승 흐름 속에서 한국은행의 매파적 기조 강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 위축에 대한 경계감 역시 이어지는 분위기다.
실제 SK만 봐도 지난 24일 2000억원 규모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는데, 주문액은 모집액을 웃돌았지만 낙찰금리는 제시한 희망금리(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 가산 이자율)를 웃도는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AA+라는 높은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시장 경계감은 예외없이 적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크레딧물이 약세전환한 점 역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채권운용 관계자는 "이날 채권시장에서 기관들의 환매가 일어나면서 크레딧물에 대한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며 "분기말까지 발행사들의 수요예측 결과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