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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주 율촌 변호사 "美 시장 문 열려…제도·규제 대응 관건"
최령 기자
2026.03.26 08:00:17
"미국은 기회의 땅…원전·전력기기 수출 골든타임"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5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K-전력망과 에너지 안보'를 주제로 열린 '딜사이트 2026 한-미 전력망포럼(MAEGA)'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최령 기자] "에너지 기업이 미국의 생태계에서 단순한 건설, 자재 제공자의 지위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급망에 참여하고 향후 SMR 산업에서 IP를 보유하고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DOE(에너지부), NRC(원자력규제위원회), FERC(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 CFIUS(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등 한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도 필요합니다."


최근 미국 전력망 현대화 수요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이 맞물리면서 한국 에너지 기업들에게 전례 없는 수출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원전뿐 아니라 변압기·케이블·배전반 등 전력기기 분야에서도 미국 시장 확대의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K-전력망과 에너지 안보'를 주제로 열린 '2026 딜사이트 한-미 전력망포럼(MAEGA)'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라며 "원전은 물론 케이블·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 기업들에게도 굉장히 좋은 시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 기업의 미국 전력망 산업 진출 전략'을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 손 변호사는 원전 비즈니스부터 전력기기 수출, 국내 법제도 개선까지 한미 에너지 협력의 현황과 과제를 폭넓게 짚었다. 손 변호사는 대형 원전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이미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APR1400 설계를 기반으로 UAE 바라카 원전에서 설계·건설·운영·정비 역량을 입증한 만큼 미국 시장 진출의 기술적 토대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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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형 원전 특유의 재무 리스크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10년 가까이 20조~30조원의 자금이 묶이는 구조에서 UAE나 체코처럼 발주국 정부가 파이낸싱을 직접 부담하는 모델이 아닌 이상 수익 회수 구조를 면밀히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빅테크와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방식으로 미국 내 대형 원전을 짓는 경우 "대형 원전은 60~70년을 바라보는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몇 년을 보고 장기 계약을 체결해야 하느냐"는 비즈니스 모델상의 근본적 질문을 풀어야 한다고 짚었다.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 중요한 분기점에 와 있다고 봤다. 손 변호사는 "단순 투자자로 들어갈 것이냐, 표준 설계 과정에서 IP를 확보한 상태로 들어갈 것이냐의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이 독자 개발 중인 혁신형 SMR의 초도기를 경주에 건설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체코 원전 수주 당시 웨스팅하우스 IP 문제로 제약을 받았던 것과 달리, 독자 설계 SMR은 IP 분쟁 부담 없이 수출 경쟁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손 변호사는 "차세대 SMR 시장에서 코리아 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냐를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K-전력망과 에너지 안보'를 주제로 열린 '딜사이트 2026 한-미 전력망포럼(MAEGA)'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미국 내 SMR 합작법인(JV) 설립과 관련해서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인허가 일정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 문제가 핵심 변수로 꼽혔다. 그는 "원자력 관련 분야의 JV는 일반 JV와 달리 미국 에너지부(DOE)나 CFIUS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굉장히 풀기 어려운 문제"라며 미국 규제 당국과의 지속적인 사전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추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원전뿐 아니라 변압기·케이블·배전반 등 전력기기 분야에서도 미국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미국의 노후 송배전 인프라 현대화 수요에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더해지면서 효성·LS전선·대한전선 등 국내 기업들의 수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손 변호사는 "우리나라만큼 적게 잘 생산해 내고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기업들이 없다"며 포트폴리오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제도적 뒷받침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현행 전기사업법은 안정적인 국내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설계돼 수출 지원 근거가 사실상 없는 구조다. 그는 방위산업 수출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전기사업법에도 수출 지원 조항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미국 연방 조달 시스템의 진입 장벽도 극복해야 할 위협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현 정부가 원전과 별도로 전력기기를 독립 수출 전략 품목으로 지정하고 금융·전시·수출 지원 체계 구축을 공표한 것은 긍정적 신호라는 설명이다. 손 변호사는 "규제 당국을 설득하는 환경이 2~3년 전보다 훨씬 유리해졌다"고 말하면서도 법제도 정비와 인증 준비, 미국 현지 규제 대응 역량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이 기회를 실질적인 성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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