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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1등 아니지…겹겹이 쌓인 아카이브의 힘
이슬이 기자
2026.03.04 07:40:17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 성공한…김완석·김은비·안영재 변호사 3인 인터뷰
이 기사는 2026년 03월 03일 0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 법률 자문을 맡은 김·장 법률사무소(왼쪽부터 안영재 변호사, 김은비 변호사, 김완석 변호사) (사진=김·장 법률사무소)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한국의 인수합병(M&A) 법률 자문영역은 단순한 계약 검토를 넘어 글로벌 규제와 산업별 특화 리스크를 관리하는 종합 자문 경쟁시장으로 발전했다. 한미 관세협정과 미중 글로벌 분쟁 등으로 국경간 거래가 일상화 됐고 삼성이나 현대차, SK 등 국내 대표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의 핵심 파트너로 동맹을 맺으면서 시장의 최선두 그룹에 집결했기 때문이다. 


로펌은 이제 계약서 검토는 물론 특허 침해 분석(FTO) 실사와 미래 비용 산출까지 자문의 영역을 비즈니스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단순히 법리적 해석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매시간 변하는 규제 환경 등 거래 대상의 실질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까지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역량을 갖춰야 살아남는 시대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상반기 M&A 시장 최대 거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였다. 이 과정 역시 대규모 지분 거래 이면에 복잡한 실무적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인수 자문을 맡은 김·장 법률사무소는 김완석 변호사를 필두로 김은비 변호사와 안영재 변호사가 합을 맞춰 협상 과정에 핵심 역할을 했다.   


전반적인 자문 과정을 총괄한 김완석 변호사는 한앤컴퍼니 설립 초기부터 15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주요 거래를 도맡았다. 김 변호사와 함께 계약 협상 내용 검토와 실사 업무 등을 담당한 김은비 변호사와 안영재 변호사는 앞서 케이카(K car), SK에코프라임 등 한앤컴퍼니의 주요 포트폴리오 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온 원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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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석 변호사(사진=김·장 법률사무소)

◆ 교체 주기 빠른 특수가스...핵심은 ESG 규제와 IP 실사


거래는 형식상 지분을 주고받는 주식 양수도 계약이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영업 양수도 거래처럼 복잡한 설계가 필요했다. 대상 회사가 추진한 신사업 프로젝트들이 여러 파트너들과 공동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력 및 인프라를 공유하는 구조였다. 김완석 변호사는 "복잡한 관계가 얽혀 거래범위를 확정하고 이를 분리할 전략이 필요했다"며 "여러 카브아웃(Carve-out)을 동시에 진행하는 과정의 실무적 난이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생산한다.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 등 세정가스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다. 업종의 특수성으로 인해 기업 실사의 완결성이 중요했다. 인프라 성격이 강해 실사가 삐끗하면 장기적 투자 관점이 흔들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특수가스 시장은 제품 교체주기가 매우 빠르다. 현재 주력 제품이 언제든 새 가스로 대체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산정의 전제도 유동적이다. 김앤장 자문팀 역시 이 점을 중점으로 대상 기업과 협력 관계에 있는 신사업 관련 계약이나 권리 관계 등에 대한 법률 실사를 꼼꼼하게 진행했다.


김은비 변호사는 "특수한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거래라 유명한 거래처나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필요했다"며 "고객사 입장에 맞게 사업적 내용을 계약으로 어떻게 구현할 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제품의 특성상 온실가스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를 비롯한 국가 간 보조금 규정 동향을 면밀하게 살펴 자문에 녹였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기준을 충족하는 작업도 특별했다. 지식재산권(IP) 실사를 강도 높게 진행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안영재 변호사는 "기술력이 핵심 자산이라 회사가 타사 권리를 침해하는 지와 고유 기술을 보호 받는가를 양방향에서 점검했다"며 "인수 시점에 국한하지 않고 규제 동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법률 외적인 부분까지 폭넓게 봤다"고 말했다.


김은비 변호사, 안영재 변호사(사진=김·장 법률사무소)

 6개월 속도전 핵심은…김앤장 집단지성


실제 협상 과정은 긴박했다. 하루에도 수백 건 이메일이 오갔고, 한 번 시작된 협상은 스무 시간을 넘어 다음 날 아침까지 이뤄졌다. 반년이라는 기간 동안 조 단위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던 동력은 김앤장 내부의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 덕분이었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환경과 인적자원(HR), 부동산, 공정거래 등 10여 개의 전문 팀이 함께 했다는 설명이다.    


김앤장의 강점은 국내 최강의 조직력과 내부에 누적된 방대한 아카이브(선례 정보)에 있다. 개별 변호사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거래 과정에서 마주하는 까다로운 쟁점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함께 돕는 환경이다. 산업재산권은 김앤장 내부의 변리사들이 맡았다. 각 지역마다 흩어진 공장 부지는 부동산 팀이 분석했다. 핵심 기술인력 확보와 조직문화는 HR 팀이 날카로운 조언을 더했다. 


안영재 변호사는 "특히 환경팀과 ESG팀이 크게 활약했다"며 "타깃에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평가와 규제 동향에 관한 도움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 관점으로는 쉽게 의견을 내기 어려운 영역까지 협상에서 활용할 자문을 냈다"고 덧붙였다. 


복잡한 거래였지만 빠르게 합의점을 도출한 배경엔 한앤컴퍼니와 SK 사이의 두터운 신뢰와 거래 선례가 있었다. 김완석 변호사는 "두 회사의 확립된 표준과 상호 신뢰가 복잡한 영역을 푸는 단초가 됐다"며 "시너지를 낼 방향에 많은 선례가 쌓여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반 년 여 동행을 마친 3인은 잘 키워낸 자식을 독립시키는 마음이라며 인수사에 대한 애착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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