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김성현 KB증권 IB부문 대표이사의 거취를 두고 어떤 선택을 내릴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년 만의 IB부문 대표 교체가 세대교체 성격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자본시장 분야에서 검증된 김 대표의 역량을 지주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KB증권 IB부문 대표이사 교체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김 대표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김 대표가 장기간 IB부문을 이끌어온 만큼 이번 인사가 성과 부진에 따른 교체라기보다는 세대교체와 조직 리프레시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김 대표는 2019년 취임 이후 무려 7년 동안 지휘봉을 잡으면서 KB증권 IB부문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 올해 3분기만 해도 KB증권은 국내 IPO와 DCM 부문에서 리그테이블 1위를 기록하며 자본시장 전반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 대표 재임 동안 KB증권 IB부문의 위상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게 금융권 공통의 시각이다.
이 같은 성과를 감안하면 김 대표가 그룹을 완전히 떠나기보다는 지주 차원에서 역할을 조정하는 방식의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자본시장과 투자금융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과 그룹 내 위상을 고려할 때 KB금융지주로 이동해 전략 관련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김 대표는 최근까지도 그룹 핵심 과제와 맞닿은 역할을 수행해 왔다. KB금융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맞춰 올해 9월 '생산적 금융 협의회'를 출범하며 의장직을 김 대표에게 맡겼다. 증권사 대표가 그룹 차원의 자본시장 전략 조율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은 지주 이동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최근 금융지주 전반에서 자본시장과 증권 계열사의 역할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핵심 정책 과제로 내세우면서 금융지주 내에서도 증권사와 자본시장 계열사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양 회장 역시 자본시장과 투자금융 기능 강화가 필수라고 본다. 최근 열린 스타트업 지원 행사에서 양 회장은 "생산 금융의 역할을 강화해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에 최적화된 맞춤형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9월 창립 17주년 기념사에서는 "생산적 금융의 확대를 통해 KB금융이 새로운 성장의 불씨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가장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KB금융지주 부문장 선임이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글로벌, 디지털·IT 등 핵심 영역을 총괄하는 부문장직을 신설하고 계열사 대표에서 물러난 이재근 전 KB국민은행장과 이창권 전 KB국민카드 대표에게 각각 해당 역할을 맡겼다. 이 같은 체제를 감안하면 자본시장과 투자금융을 아우르는 부문장직을 새로 만들고 김 대표에게 맡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KB금융은 지난해 말 이재근·이창권 부문장을 선임하며 "계열사 대표이사로서 검증된 경영관리 역량을 그룹 차원에서 활용하고 핵심 사업의 연속성 있는 추진을 위해 현 계열사 대표이사인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글로벌 부문장으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을 디지털 및 IT부문장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과거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가 대표이사 재임 시절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을 겸임했던 전례 역시 이러한 관측에 힘을 더한다. 증권 출신 인사를 지주 차원의 전략 카드로 활용하는 선택지를 다시 꺼내들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KB증권 대표 재임 당시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을 겸임하며 자본시장부문과 기업투자금융(CIB)부문을 총괄했다. 부회장 직함은 아니었지만 당시 양종희·허인·이동철 3인 부회장과 나란히 그룹 핵심 비즈니스 한 축을 담당하며 윤종규 전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묶이기도 했다.
김 대표의 거취 윤곽은 이르면 다음 주에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보통 12월25일 전후에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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