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업체 21그램(21gram) 인수를 눈 앞에 뒀다. 상반기에 결성한 8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의 첫 투자처로 반려동물 관계사를 찾았고 연내 거래를 마칠 계획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프랙시스는 21그램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마치고 잔금 납입을 앞두고 있다. 별도의 프로젝트 펀드 결성 없이 4호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5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21그램은 반려동물 사망 이후 필요한 장례 전 과정을 맡는 전문 업체다. 21그램은 과거 서구권에서 실험으로 입증했다고 주장하는 영혼의 무게를 상징한다. 현재 ▲경기광주 ▲천안아산 ▲남양주 총 3곳에서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동물병원 등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랙시스가 주목한 건 성장 여력이 충분한 구조적 수요다. 국내에선 여전히 상당수의 반려동물 사체가 생활폐기물로 처리되거나 임의매장되고 있다. 현행법상 반려동물 사체는 일반 쓰레기와 의료 폐기물, 허가를 받은 동물 장례식장 등을 통해서만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장례시설 인프라가 부족하고 절차를 모르는 보호자가 많아 합법 장례 이용률은 30% 안팎 수준에 머무른다.
반면 해외는 동물 장례 이용률이 이미 대부분 60% 이상 수준이다. 프랙시스는 국내에서도 장묘 인프라가 만들어지면 시장 저변이 자연스럽게 넓어질 것이란 계산을 하고 있다.
게다가 장례식장 건립 인허가가 까다롭고 입지 규제가 많은 점도 프랙시스 입장에선 기회다. 대도시의 경우 규제상 장례시설 설치가 어려워 인근 외곽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으로 갈수록 인프라 공백은 더 크다. 특히 제주도는 아직 허가된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없어 거점을 확보할 경우 초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프랙시스는 전국에 있는 70여 개 내외 반려동물 장례식장 가운데 일부를 추가로 인수해 예약부터 장례 의전, 화장, 수목장, 유골 상품 등을 하나로 묶어 기업형으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도 프랙시스가 21그램에 베팅한 요인이다. 노령 반려동물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의료·돌봄·장례를 아우르는 이른바 펫 엔드 오브 라이프(End-of-life) 수요가 눈에 띄게 커지는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22년 8조원 규모이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오는 2032년까지 2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있다.
프랙시스에 앞서 SK그룹 계열사인 SK임업이 21그램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소규모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산림·조경을 기반으로 수목장 부지를 조성하는 역할은 SK임업이 맡고 21그램이 반려동물 장례 운영을 담당하는 구조다.
프랙시스가 경영권을 확보한 뒤에는 그동안 펫 장례식장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혀 온 접근성 문제를 풀기 위해 수목장 거점을 늘리는 데 힘을 실을 계획이다. 서울에서 차량 1시간 내로 접근 가능한 경기권 부지 뿐만 아니라 장례·수목장 인프라가 사실상 비어 있는 지역까지 직영 거점을 늘려 반려동물 장례 선택지를 넓힐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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