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이블리)이 신규 자금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알리바바(알리)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지 약 1년여 만이다. 업계에서는 악화된 재무구조로 자금 수혈이 불가피해진 에이블리가 다시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실탄을 마련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이블리)은 최근 1500억~2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이번 조달이 성사될 경우 에이블리가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에이블리가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블리가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를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두고 잠재적 투자자들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안다"며 "재무 취약성과 시장 침체를 감안해 실탄 확보 수단으로 메자닌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에이블리는 앞서 2019년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시작으로 시리즈B 단계에서 990억원, 2022년 프리 시리즈C 라운드에서 670억원을 유치했다. 이어 2023년에는 파인트리자산운용으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벤처 대출을 받았으며 지난해 12월 시리즈C 투자로 1000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신주 발행 기준으로는 기업가치 약 3조원이 인정됐지만 구주 거래 기준으로는 약 1조20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블리 측은 "현재 글로벌 투자기관과 협의 중인 것은 맞지만 기업가치를 낮춰 투자를 받을 계획은 없다"며 "상환우선전환주(RCPS) 등 신주 발행을 포함해 구체적인 투자 조건과 규모를 논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에이블리가 신규 투자를 추진하는 배경을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보고 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말 알리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이 중 신주 발행을 통한 실제 신규 자금 유입액은 200억원에 불과해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2018년 론칭 이후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온 에이블리는 거래액과 매출은 빠르게 늘었지만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 결과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자본잠식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에이블리는 외부감사를 받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2023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연도별 영업손실은 ▲2020년 384억원 ▲2021년 695억원 ▲2022년 774억원으로 지속 확대됐다. 2023년 3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잠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듬해인 2024년 다시 155억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적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결손금 규모도 빠르게 불어났다. 2020년 530억원이던 결손금은 2021년 1252억원으로 불어났고 2022년과 2023년 각각 2043억원, 2042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2222억원까지 늘어나며 재무부담이 더욱 가중됐다. 이에 따라 자본총계가 음수로 전환돼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자본잠식은 누적된 손실로 이익잉여금이 소진되고 자본금 일부까지 잠식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에이블리 관계자는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자본잉여금은 약 1500억원 규모로 향후 1~2년 내 매출 5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며 "영업이익률 10%만 달성하더라도 약 500억원 수준의 이익을 거둘 수 있어 자체적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알리바바 투자 유치 이후 매출과 거래액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익성 역시 개선되고 있어 투자가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며 "글로벌 투자 이후 여러 기관으로부터 긍정적인 관심을 받고 있어 제안이 들어오면 논의하는 단계일 뿐 당사가 별도로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인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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