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가 갤럭시Z 폴드7에는 반도체(DS) 사업부의 D램을, 플립7에는 마이크론의 D램을 전량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열 이슈가 있었던 시스템LSI 사업부의 모바일 AP '엑시노스2500'과 DS 사업부의 LPDDR5X를 함께 적용하기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판단에서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MX 사업부는 현재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에 삼성전자 DS 사업부와 마이크론의 LPDDR5X를 각각 100%씩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출하된 물량도 같은 방식으로 배정돼 왔다"고 말했다. 폴더블폰 시리즈는 갤럭시 메인 라인업인 S 시리즈처럼 판매량이 많지 않아, 모델별로 물량을 세분화하기보다 일괄 배정하기 용이한 편이다.
삼성전자 MX 사업부는 통상 갤럭시 시리즈에서 모델별로 D램 공급 업체들의 물량을 차등 적용할 뿐, 특정 업체 제품만 단독으로 쓰기보다는 두 곳 이상을 함께 탑재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실제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 S25 일반·플러스·울트라 모두 삼성전자 DS 사업부와 마이크론의 물량이 비중은 달랐지만 병행 탑재됐다. 이번 폴더블폰 시리즈처럼 모델별로 특정 벤더 제품만 전량 사용된 경우는 처음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향후 공급망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현실적으로 계획이 크게 바뀌긴 어려워 보인다. 칩셋과 D램 간 호환성 문제 때문이다. 폴드7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for Galaxy', 플립7에는 삼성전자 '엑시노스2500'이 각각 탑재된 바 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이번 폴드7의 퀄컴 칩셋에 적용되는 D램 규격 기준은 DS 사업부의 LPDDR5X에 적합한 구조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플립7은 사정이 다르다. 앞선 관계자는 "엑시노스2500은 제덱(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표준에 맞는 규격을 따르고 있어 DS 사업부의 D램도 함께 탑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캐파(CAPA, 생산능력)가 부족한 마이크론의 공급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경우 DS 사업부가 물량을 언제든지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이번 폴더블폰 시리즈는 삼성전자 DS 사업부의 LPDDR5X 탑재량이 상당수를 넘어 우위를 점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 폴드7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더욱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폴드7·플립7의 국내 사전 판매량은 총 104만대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폴드7의 비중이 60%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40% 수준에서 20%p(포인트) 상승했다.
스마트폰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폴드7은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현재 체감 수요는 폴드7과 플립7이 7:3 수준"이라고 말했다. 폴드7은 접었을 때 두께가 8.9㎜, 펼쳤을 때 4.2㎜에 불과해 현존 가장 얇은 폴더블폰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동시에 MX 사업부는 플립7에서 원가를 절감하며 이득을 보게 됐다. 자사 칩셋인 엑시노스2500을 적용해 AP 매입 부담을 줄인 데다, 외부 조달한 마이크론 D램도 가격이 높지 않아 전체적인 원가 구조가 개선된 것이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디바이스경험(DX) 사업부의 올 상반기 AP 매입액은 7조7899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275억원)보다 29.23% 증가한 바 있다.
앞서 갤럭시 S25 시리즈 일반·플러스·울트라 모델에 퀄컴 칩셋이 탑재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퀄컴이 차세대 AP 시리즈를 내놓을 때마다 전작 대비 가격을 최대 30% 올려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엑시노스2500 탑재를 계기로 퀄컴과의 가격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 역시 DS 사업부와 맞먹는 수준의 가격 협상력을 갖춘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 2012년 갤럭시 S3 시리즈를 시작으로 공급망에 일찌감치 진입했지만 DS 사업부보다 저렴한 가격에 D램을 공급해왔다. 올해 들어서야 갤럭시 공급망 내 위상이 높아지면서 뒤늦게 DS 사업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평가다.
MX 사업부가 플립7 가격을 전작인 플립6와 동일한 149만원으로 동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같은 기간 퀄컴 칩을 탑재한 폴드7의 경우 전작(폴드6)보다 15만원 오른 238만원으로 책정됐다.
한편 MX 사업부가 플립7에 마이크론 D램을 전량 탑재한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칩셋과 D램의 발열 문제를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발열 이슈가 있었던 엑시노스2500과 DS 사업부의 LPDDR5X를 함께 쓰기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엑시노스2500은 성능을 일부 낮추고 발열과 전력 효율 문제를 개선하는 이른바 '다운그레이드' 버전으로 재개발이 진행된 바 있다. DS 사업부의 LPDDR5X 역시 발열 문제로 MX 사업부의 갤럭시 S25 시리즈 샘플 입찰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이 일부 개선되면서 엑시노스2500의 발열 문제 또한 상당 부분 완화됐지만, 아직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결국 성능이 우수한 칩셋(스냅드래곤 8 엘리트)에는 DS 사업부의 D램을, 발열 이력이 있었던 칩셋(엑시노스2500)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마이크론 D램을 매칭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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