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뷰티시장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주목을 끌었던 구다이글로벌이 색조화장품 브랜드 '라카(LAKA)'를 인수 1년 만에 돌연 매각에 나서며 이목을 끌고 있다. 회사 측은 라카의 성장세가 다른 포트폴리오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높이기 위한 사전 정비작업의 일환으로 풀이하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달 말 라카코스메틱 지분 88%를 53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6월 약 425억원에 지분을 인수한 지 불과 1년 여 만이다. 구다이글로벌은 이번 매각으로 약 100억원의 차익을 실현혔다. 다만 인수자와의 구체적인 거래구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구다이글로벌은 라카 매각의 배경으로 기대에 못 미친 성장률을 들었다. 구다이글로벌이 보유한 주요 브랜드인 '조선미녀', '스킨1004', '티르티르'는 각각 연평균 130%, 110%, 5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라카는 지난해 매출 229억원, 영업이익 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 51% 증가했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다른 포트폴리오 대비 성장 폭이 아쉬웠다는 회사 측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의 이번 매각 결정이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인수 후 사업시너지를 평가하기까지는 일정시간이 소요되는데 라카의 경우 인수 1년 만에 돌연 매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라카는 지난달부터 서울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오프라인 확장에 나선 상황이어서 더욱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라카 매각 결정의 배경에 시장 환경과 내부 전략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K-뷰티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서는 색조보다 기초 제품군에서 더 높은 수요를 얻고 있는 점에서 색조 브랜드를 운영할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구다이글로벌이 내부적으로 자체 색조 브랜드 론칭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라카와의 포지셔닝 중복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전략적 고려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무엇보다 최근 구다이글로벌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위한 본격적인 사전 작업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말 구다이글로벌은 IMM PE, 프리미어파트너스, JKL파트너스, 키움PE,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전환사채 형태로 유치했다.
구다이글로벌은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전방위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 상태다. 최근 기존 재경팀을 재경본부로 격상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새로 선임한 데 이어 이사회 구성도 정비했다. 이번 라카 매각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라는 시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다이글로벌이 IPO를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사업 재정비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투자에 참여한 FI들이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제고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라카 매각도 그런 흐름에서 나온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라카는 미국보다는 일본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브랜드인 만큼 글로벌 확장 전략과의 방향성이 일부 달랐을 수 있고 기대에 비해 성장 폭이 크지 않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라카 인수 당시에는 외부에서 확인 가능한 데이터에 기반해 충분한 브랜드력이 있다고 판단했으나 실제로 내부 운영을 통해 진단해본 결과 당사가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단기적인 성장성이나 수익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가 자체적으로 설정한 브랜드력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자체 색조 브랜드 론칭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IPO 추진은 별도로 진행 중인 사안으로 이번 라카 매각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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