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서인식 전 센시 대표의 투자금 횡령 및 해외 도피 사태의 불똥이 벤처캐피탈(VC) 업계의 GP-LP(운용사-출자자) 사이 신뢰문제로 번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도덕적 해이를 막지 못한 운용사 ATP인베스트먼트가 200억 원을 출자한 기관들에게 피소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특히 운용사 대표가 해당 회사 이사회 멤버로 직접 경영에 참여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리 감독 실패에 대한 책임론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캐피탈·키움캐피탈·JB우리캐피탈 등 'ATP소셜사모투자조합'에 자금을 출자한 복수의 LP가 운용사인 ATP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ATP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해당 조합을 통해 조달한 200억원 전액을 AI 기반 교육 기술 스타트업 센시에 투자했으나, 서 전 대표가 투자금 일부를 유용한 뒤 해외로 잠적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LP들은 운용사가 투자 기업에 대한 최소한의 사후 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해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는 배경에는 '프로젝트 펀드'의 특수성이 자리 잡고 있다. 프로젝트 펀드는 운용사가 특정 투자처(기업)를 먼저 발굴해 LP들에게 제시하고, 해당 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와 달리 LP들은 운용사의 안목과 제안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단일 딜에 자금을 투입한다. ATP인베스트먼트 역시 센시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산은캐피탈(20억), 키움캐피탈(20억), JB우리캐피탈(15억) 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았다. LP들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투자 손실이 아닌, GP의 명백한 신뢰 위반 행위로 간주할 상황이다.
특히 김지홍 ATP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이번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3월 센시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11월부터는 기타비상무이사 자격으로 현재까지 센시 이사회에 소속돼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상근하지는 않지만 사내·사외이사와 동일한 의결권을 갖고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핵심적인 자리다. 투자사 대표가 직접 피투자사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도 대표이사의 횡령 및 해외 도피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리 감독 부실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거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한 금액의 절대적인 규모를 떠나 GP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감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LP와의 신뢰 관계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블라인드 펀드였다면 포트폴리오의 일부 손실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단일 기업 투자를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 펀드인 만큼 GP의 책임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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