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호, 김기령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일본팀은 지난해 말부터 와해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기 위해 현지 마케팅 전문가를 조직해 팀제로 운영하고 있었지만 일본 마케팅전략팀이 에이전트와 결탁했다는 의혹이 번지면서 현지 직원이 줄줄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가 윤두현 대표를 임명한 지난해 말을 전후로 이 공기업은 외국 관광객 유치에 필요한 이 조직의 재건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GKL 일본 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직원 4명은 돌연 회사를 떠나 파라다이스시티와 인스파이어 등 민간 경쟁사로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리나 사원이 아닌 실무를 직접 담당하는 팀장급으로 각자가 고유한 고객 집단을 확보한 호스트로 알려졌다. 카지노 정킷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은 GKL 서울과 부산 사업장에 해외 고객 유치 및 관리를 책임졌다.
팀장급 인원들의 이탈은 이들이 일반 고객이 아닌 VIP급 인사들을 직접 관리해 왔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내부 관계자들은 "일본 사업이 사실상 좌초 위기에 빠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고객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힘들어졌고 GKL 현 경영진은 이적한 이들이 고객을 빼간다는 이유로 부랴부랴 퇴사자들에 소송을 검토하면서 이에 대한 문책이 이뤄질 국정감사를 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GKL 일본팀은 국내에 있는 마케팅전략팀과 현지 파견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퇴사한 이들은 도쿄와 나고야, 오사카 등으로 파견돼 일해왔던 직원들이다. 에이전트는 GKL 소속이 아닌 연간 수의계약 대상으로 일본 아웃소싱을 담당한다. 코로나 발발 이후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GKL의 매출은 상당 부분이 일본 고객의 인바운드로 인해 의지돼 왔다.
하지만 일본팀 현지 직원들이 이적한 배경에는 국외에서 관리되지 못한 부정이 자리한다. 마케팅전략팀 관리자급과 에이전트 간 결탁이 오랜기간 견제 없이 지속되면서 상납 형식의 뒷거래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GKL의 에이전트 업무를 담당한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마케팅전략팀 관리자급이 현지 직원들에게 에이전트 일을 대신하게 하고 에이전트와 친분이 있는 담당자를 승진시키곤 했다"며 "이에 중간에 낀 직원들이 업무에 무력감과 염증을 느껴 단체로 회사를 떠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GKL은 카지노 운영을 효율화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에이전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팀과 중화팀, 국제팀에서 각각 발탁된 에이전트들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항공권 및 호텔 예약이나 저녁 만찬, 의전 차량을 제공하고 환전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일본 에이전트는 수수료만 챙겼을 뿐 본래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GKL 일본 조직에서는 마케팅전략팀 팀장급들이 에이전트가 도맡았어야 하는 일을 대신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관리자들이 악습을 방관했다는 비판은 이런 맥락에 있다.
일본 에이전트는 2년 단위로 재계약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일해오던 에이전트는 정상적인 입찰을 하지 않았고 10년 동안 자격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GKL은 최근 새 에이전트 섭외에 나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개선의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통한 관계자는 "새 에이전트 후보가 공개 입찰에 참여하려면 보증금 20~30억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후보군이 기회를 노려왔다"며 "그러나 GKL은 입찰 공고를 공식 홈페이지에 하지 않고 깜깜이로 진행하면서 기존 유지하던 거래선을 내정해 두고 실제 입찰은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기만적인 행태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GKL은 지난달 16일 GKL 홈페이지가 아닌 세븐럭에 에이전트 모집 공고를 게시했다. 하지만 입찰 과정과 공고 기한, 지원 자격, 지원서 파일 등은 후보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단지 일본 지역 전문모집인 파트너를 모집한다는 내용과 마케팅전략팀 연락처 및 이메일 주소만 명시했다. 공공기관 입찰임에도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GKL 관계자는 "세븐럭 홈페이지는 에이전트를 선정하기 위한 공식 입찰처"라며 "입찰 결과는 심의위원회가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GKL의 행정 절차는 마케팅전략팀 관리실태를 반영한다. 전략실장 김모 씨와 이하 직원인 김모 팀장, 백모 차장 등이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지만 이들은 윤두현 대표 취임 이후에도 더 강해진 위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고문 역할을 맡고 있는 혁신단장 조모씨를 비롯해 오는 10월 임기 만료를 앞둔 박용우 상임 감사는 이들과 두터운 신뢰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에이전트가 오랫동안 바뀌지 않은 것은 마케팅전략팀 관리자들이 그에 상응하는 이해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이라며 "GKL은 최근 공공기관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는데 이는 경영 부실 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문제가 공공연히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현 경영진과 감사 등이 자신들의 재량 권한 안에서 덮고 무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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