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 매각, 법인 청산 등에 나서며 재무구조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가 기업공개(IPO) 재개의 포석을 다지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카카오엔터의 낮아진 기업가치와 해소되지 못한 사법리스크, 얼어버린 IPO 시장 등의 이유로 한동안 상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엔터는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2023년 영업이익 69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유동자산 1조1527억원을 마련하며 전년(6077억원) 대비 곳간을 5450억원 불렸다. 이는 카카오엔터의 '곁가지 쳐내기'와 무관치 않다. '콘텐츠 공룡'을 목표로 몸집을 불려오던 카카오엔터는 2023년 대규모 자회사 매각에 나섰다. 외연확장에서 경영효율화로 노선을 바꾼 셈이다.
카카오엔터는 영업권 손상이 발생한 자회사 털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영업권은 기업을 인수하거나 합병할 때 해당 기업의 가치 등을 고려해 지불하는 '웃돈'을 말한다. 모기업은 자회사의 경영성과에 따라 영업권 가치를 평가하고, 가치가 하락한 경우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 즉 회사의 미래 현금창출력이 나빠질 것이란 전망에 따른 손상이다.
회사는 2023년 타파스엔터테인먼트와 크로스코믹스 등을 청산했는데, 그간 타파스엔터테인먼트에서만 5453억원이 손상 처리됐다. 그 해 회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토리·음악유통·멜론을 포함한 총 37개의 현금창출단위 중 25곳에서 영업권 손상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가 해당 자회사들 가운데 추가적인 청산을 진행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크로스픽처스, 크래들스튜디오는 청산을 완료했다"며, "크로스 코믹스 인도 법인, 카카오엔터 아시아 법인, 스튜디오 피닉스와 스튜디오 오렌지는 청산 진행중이다"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아이돌밴드인 QWER(큐더블유이알)의 소속사까지 매각했다. QWER(쵸단, 마젠타, 히나, 시연)은 'Discord', '고민중독', '내 이름 맑음' 등 내놓는 곡마다 잇단 히트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최애 걸밴드'로 등극했다. '고민중독'은 유튜브가 선정한 2024년 한국 최고 인기곡 1위에 선정되는 쾌거를 안았고 국내 가요 시상식에서만 9관왕을 달성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엔터는 지난달 쓰리와이코프레이션 지분 50.07%을 노보엔터에 88억원에 매각했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 이 회사 지분 100%를 18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아이에스티엔터테인먼트의 지분 100%도 비욘드뮤직에 넘겼다. 매각 금액은 267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에스티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엔터의 다른 음악 레이블 자회사인 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와 크래커엔터테인먼트가 통합해 2021년에 출범한 회사다.
이같은 행보는 IPO 시기가 늦어지면서 매각 가능한 자회사를 팔아 수익성을 강화하고, 연기된 IPO에 속도를 내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앞서 카카오엔터는 2019년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 2022년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려 했다. 하지만 '쪼개기 상장' 의혹,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가담 의혹 등 카카오엔터와 그룹사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이어지면서 IPO 시기가 늦춰졌다. 최근 IPO 시장의 추세가 무조건적인 외형확대보다는 내실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에 카카오엔터 역시 IPO를 위해 과감한 자회사 지분 매각과 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다만 카카오엔터는 때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얼어붙은 IPO 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신규 상장기업들이 증시에 입성한 이후 공모가에 훨씬 못미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대어'로 꼽혔던 LG CNS도 상장 이후 주가가 폭락한 만큼 어렵게 IPO를 성공하더라도 '꽃길'만 걷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 비해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기업가치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카카오엔터는 2023년 PIF와 GIC로부터 1조1540억원의 투자를 따내며 11조3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현재 시점에서의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는 6조원 상당이다. 2년 새 절반 정도로 떨어진 셈이다. 지난 2021년 이진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는 2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상장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몸값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나스닥 상장이 거론되지만 이마저도 카카오 수뇌부를 겨누고 있는 사법 리스크 등으로 쉽지 않다.
카카오엔터는 '선택과 집중' 및 IP 중심의 라인업 전략으로 최대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보수적인 회계 가정으로 영업권 손상 평가를 대부분 마무리했다"며 "경영효율화 및 영업외비용 면에서의 변동성을 줄인 만큼 올해도 본격적인 실적 개선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페이지 원작 웹툰과 웹소설 작품들의 실사화 작품과 다수의 드라마·영화들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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