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국내 건설사가 실적 및 재무건전성 악화로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불황을 이어갈 것이라는 한국기업평가의 전망이 나왔다. 건설사는 높은 원가율로 인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기업평가는 13일 '2025년 신용등급 전망 웹세미나'에서 "건설사는 내년까지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으을 겪게 될 것"이라며 "내년 건설업의 실적 및 신용등급은 부정적으로 전망하며, 건설사의 신용등급에는 수익성 개선 여부 및 차입금 수준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는 높은 원가 부담에 이익창출력이 저하됐다. 원자잿값‧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르면서 수익성이 크게 줄었다. 올해 3분기 한국기업평가 등급 보유 기업 21곳의 누적 EBITA 마진은 3.2% 정도다. 지난해에 비해 하락폭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국내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도 크게 악화됐다. 건설사가 신규 착공 물량 감소로 선수금이 줄어 운전자본부담은 커져 차입 규모가 늘었다. 올해 건설사가 3분기 기준 순차입금이 17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조5000억원이 늘었다.
건설사의 PF우발채무 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올해 3분기 기준 PF우발채무는 32조5000억원으로, 1분기 만에 9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말(32조9000억원)에 비해선 줄었지만 다시 확대됐다.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에도 은행권 규제 강화로 금리 인하 효과가 미미했다.
한기평은 건설사의 실적이 내년까지 '부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사의 착공 물량이 최근 몇 년 새 감소세를 보여 수익성 반등 요소가 제한적인 상태인 데다 선별 수주 기조의 영향으로 수주 물량도 줄고 있다. 게다가 고환율, 트럼프 재선 등 국내외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건설 투자 여력도 줄어들었다. 여기에 미분양 프로젝트로 인한 대손비용 반영 등의 재무적인 리스크가 잔존해서다.
이에 한기평은 내년 신탁사의 등급전망 하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놨다. 한기평은 건설사의 수익성 개선 여부 및 차입금 수준, 신규 수주 규모 등을 중심으로 신용등급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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