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리딩금융 경쟁에 완전자회사 '신한투자증권'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 상반기 KB금융그룹에 순이익이 뒤처진 신한금융으로서는 하반기 경쟁을 통해 리딩금융 탈환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 과정에서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사실상 판도를 뒤집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전날이었던 2일 금융사고가 발생해 1300억원 규모의 추정 손실을 냈다.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할 경우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가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과대 손실이 발생했으며, 허위 스왑거래가 등록됐던 사실을 지난 10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LP는 ETF나 주식워런트증권(EW) 종목에 매수와 매도 호가를 제시해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이러한 LP의 목적에서 벗어나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선물 매매를 진행하다 큰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감추기 위해 허위 스와프 거래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300억원의 손실 규모는 추정치로 추후 조사 결과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정확한 사고금액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회계에 반영되는 시기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추정 손실액 규모가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1315억원)과 비슷한 수준인 만큼 회계에 반영되는 분기 실적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3분기는 국내 증시 부진으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3분기 실적에 충당금이 반영될 경우 적자전환 가능성도 조심스레 나온다.
회계 반영 시기와 무관하게 신한투자증권의 대규모 손실은 신한금융지주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특히 KB금융과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회사의 이익 감소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 1분기 KB금융이 홍콩H지수 ELS 손실 배상 관련 대규모 충당금 적립 직격탄을 맞으면서 손쉽게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다만 2분기 KB국민은행의 이익 회복과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 덕에 리딩금융 자리를 바로 뺏겼다. 상반기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이익 격차는 343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하반기 실적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순이익도 KB금융(1조5151억원)이 신한금융(1조3695억원)을 앞설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3분기에 충당금이 반영될 경우 분기 추정 순이익 격차는 2700억원으로 벌어지게 된다. 신한투자증권이 신한지주의 100% 자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손실도 오롯이 지주 실적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연간 순이익 규모 차이가 263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하반기 판을 뒤집을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 손익으로 보면 증권은 그동안 적자일 때도 있었다"며 "이번 사고로 인한 손실 금액이 작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룹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줄 만큼의 규모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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