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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본더 춘추전국시대…세메스, 경쟁력 있나
전한울 기자
2024.07.11 07:01:16
반등 나선 삼성전자 맞춤 '차세대 장비' 개발 및 양산…삼전 日 의존도 타파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17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메스 사업장. (사진=세메스)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세메스가 최근 다변화 된 TC본더 공급망에 대응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전용 제품을 고도화하는 등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가 경쟁사보다 기술력이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최근 차세대 제품 개발·양산 등 기술적 도약을 이뤄내고 있는 만큼 올해는 실적 개선 등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세메스의 기술 성과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시점이 맞아 떨어지면서 양사의 시너지가 대폭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모기업 삼성전자의 HBM 생산 증대에 따른 장비 수주 확대가 매출 성장을 일으켜 기술 투자로 연계되는 선순환 체계가 정립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 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타사 장비를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세메스가 최근 TC본더 부문에서 꾸준히 기술적 도약을 이뤄내면서 앞선 가능성이 무뎌지고 있다"며 "삼성전자 실적도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양사의 사업적 시너지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열 압착 본딩 장비인 'TC본더'는 HBM 제조를 위한 칩 수직적층에 적극 활용되며 대세 장비로 자리매김 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HBM용 TC본더 국산화에 성공한 한미반도체가 선도 중이다. 하지만 한미반도체의 최대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최근 한화정밀기계 등으로 공급망 확장 움직임을 보이면서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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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미반도체는 액체 보호재 기반 MR-MUF 공정을 활용하는 SK하이닉스에, 세메스는 비전도성필름 기반 NCF 공법을 적용한 삼성전자에 최적화된 TC본더 장비를 납품해 왔다. 아직까진 한미반도체가 두 공법 모두 적용 가능한 장비를 소유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세메스도 최근 TC본더 납품 1년 만에 출하량 100대에 다다르며 관련 기술 및 공정 수율 등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메스 역시 일본에 전량 의존해온 일부 장비를 국산화하는 등 기술 저력이 충분한 회사"라며 "삼성전자란 든든한 뒷배가 성장 가도로 재진입한 만큼 미래 가치를 기대해볼 만한 요인이 곳곳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세메스는 최근 인공지능(AI)용 HBM 제조를 위한 차세대 본딩 장비를 개발하고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칩과 칩 사이 가교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 범프(돌기)와 그 두께가 늘어나는 HBM 제조 한계에 대응할 성능을 갖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본딩 과정에서 위치 정렬과 열, 압력 조정 등을 통해 높은 적층 정밀도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삼성전자가 활용하는 NCF 공정에서 제작되는 HBM에 최적화한 공법이 적용돼 생산성이 한층 강화됐다. 이에 세메스는 올해 TC 본더 부문에서 지난해(1000억원) 대비 2.5배 늘어난 2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세우고 실적 반등에 매진할 계획이다. 


나아가 미래 기술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딩 관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기존 범프 대신 구리를 통해 칩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HBM 적층 한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적층과 두께가 관건인 HBM 부문에 있어 기술 혁신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하이브리드 본딩 공법을 적용해 첫 16단 HBM4를 구현했다고 밝히며 본격적인 공정 전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를 향한 높은 의존도는 양날의 검이다. 앞서 2021년 세메스는 삼성전자의 고공행진 덕에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 중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 침체에 따른 삼성전자가 흔들리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작년만 봐도 매출액은 2조5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68억원으로 같은 기간 69.6%나 급감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업턴을 대비하기 위해 올해 HBM 생산능력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부분이 세메스에게 호재가 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제작에 일본 신카와 등 제품을 병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세메스에게 실제로 돌아갈 수혜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폭증하는 HBM 수요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제조사들이 생산능력을 파격적으로 늘리는 만큼 전반적인 TC본더 매출 자체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HBM 수율 강화에 나선 삼성전자가 여전히 일본 장비에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세메스가 실적 개선을 위해선 보다 다각적인 장비 투자와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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