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어서면서 통합 이후 수반될 재무 완충력을 갖췄을 지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이달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등 향후 통합에 대비한 자금조달에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유럽을 포함해 총 13개 경쟁당국으로부터 결합을 승인받았으며, 오는 10월께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해당 절차가 모두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회사로 편입시키게 된다.
◆ 대한항공, 가파른 여객수요 증가 속 재무구조 강화
그동안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여객사업이 회복되면서 현금을 지속적으로 쌓고 부채를 줄여나가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비해왔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6조1118억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2조원대를 상회했고, 올해 1분기에도 4조29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화물 운임 상승에 따른 화물부문의 견조한 이익 창출로 수익성도 개선되는 추세다. 실제 2020년 말 영업이익률은 1.4%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3년 말에는 11.1% 수준으로 회복했다. 올 1분기에는 12.5%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차입금 부담도 완화됐다. 올 1분기 말 대한항공의 순차입금은 4조7725억원으로 2019년 말(15조4877억원) 대비 10조7152억원 감소했다.
반면 현금 곳간은 풍부해졌다. 대한항공의 현금성자산은 2020년 1조8074억원에서 올해 1분기 6조4847억원으로 258.8%나 증가했다. 이는 올 1분기 단기차입금 1조883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 이후 여객수요가 크게 개선되고 화물운임도 팬데믹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튼튼한 재무구조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재무지표 악화 우려 '기우'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업황 변동을 감내할 재무완충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재무구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여행객 수요 증가에 따라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 1분기 부채비율이 2006.9%에 달하는 등 여전히 취약한 재무구조를 지니고 있어서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충분한 재무 기초체력을 다져놓은 만큼 인수되더라도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한항공 재무지표보다 상당폭 개선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양사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재무제표를 단순합산하면 매출은 6조3003억원, 영업이익은 5999억원, 영업이익률은 9.5%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9년 영업이익률 4.5%를 웃도는 수치다. 올 1분기 부채비율도 양사 합산시 321.4% 수준으로 2019년 819.1%에 비해 오히려 낮았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대한항공이 실적개선과 자구계획 이행으로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있다"며 "충분한 재무완충력 확보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재무부담도 감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 자금부담도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소요자금 총 1조8000억원(영구채 인수 3000억원 포함) 중 1조원을 이미 집행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앞두고 수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도 준비 중이다. 대한항공은 18일 2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907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2년물 500억원 모집에 2690억원, 3년물 1500억원 모집에 4000억원, 5년물 500억원 모집에 238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대한항공은 각 종목마다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21bp(1bp=0.01%포인트), -30bp, -71bp를 가산한 수준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5년물의 경우 희망 금리 범위로 민평금리에 ±20bp를 가산한 범위를 제시했는데, 밴드 하단을 훨씬 밑도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시장이 평가하는 대한항공 회사채 가격보다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오는 25일 최대 4000억원 규모까지 증액해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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