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추가 대출을 받은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해외 사모펀드 등과 투자 및 지분 매각 논의에 속도가 나지 않아 우선적으로 주담대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단독 대표체제에 따른 책임경영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임 대표는 이달 20일 교보증권에서 주담대 150억원을 받았다. 임 대표는 본인 명의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5만9057주과 두 자녀에 빌린 지분 72만5000주를 더한 총 78만4057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이에 따른 임 대표의 주담대 규모는 본인 명의 830억원과 부인인 김희준씨 대출 160억원을 합해 총 990억원에 달한다. 담보로 맡긴 주식 수는 임 대표가 358만1916주, 김희준씨가 58만2600주, 두 자녀가 72만5000주다. 임 대표의 경우 잠실세무서에 상속세 납세 담보로 잡힌 143만2700주까지 더할 경우 보유 지분(738만9428주)의 67.9%(501만4616주)가 묶여 있어 추가 주담대 등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임 대표가 추가 주담대를 받은 배경에는 상속세 재원 마련 목적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 사망으로 오너일가에 부과된 상속세는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까지 절반 이상을 납부했고 앞으로 2년간 2000억원 이상을 더 내야한다. 임종훈 대표의 경우 부과된 1000억원 중 750억원을 냈고 이번에 추가 납부하면 잔여 상속세가 100억원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임 대표가 해외 사모펀드 등과 투자 및 환매조건부 주식매매를 논의했지만 단기간 계약 성사가 어려워 주담대를 선택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당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1조원 대 투자 유치 등을 공언한 이후 글로벌 사모펀드(PEF) 등에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등의 예측들이 있었지만 아직 대규모 주식 변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 당시 '지분 매각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최근 임 대표가 유통사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등의 포부를 밝힘에 따라 책임경영 일환이라는 평도 나온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4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존 송영숙, 임종훈 공동 대표구조를 임종훈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시장 관계자는 "임종훈 대표의 상속세 고민은 어느 정도 해결된 것 같다"며 "(지분 담보 등에)여유가 있음에도 자녀들의 주식을 빌려 대출을 받은 건 추후 자금활용 계획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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