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재계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LG그룹의 선제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지배구조 개편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지속하는 동시에,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체제를 확대하며 거버넌스 투명성 강화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열린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강조했다. LG 측은 자회사 가치가 지주회사 가치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그룹의 미래 방향성과 거버넌스 투명성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배당 성장과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LG그룹은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비교적 선제적으로 주주환원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 3100원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실적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배당 정책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실제 ㈜LG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8006억원, 영업이익 41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35.1% 감소했다.
앞서 LG는 지난해부터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본격적인 밸류업 정책을 추진해왔다. 최소 배당성향을 기존 50%에서 60%로 상향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지난해 별도 기준 배당성향은 76%를 기록했다. 신규 재원을 활용한 추가 주주환원 정책도 내놨다. ㈜LG는 지난해 광화문빌딩 매각으로 확보한 약 4000억원을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 등 미래 투자와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LG를 비롯해 LG전자,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들도 중간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LG는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의 60% 이상 배당 지급 기조를 유지하며, 주당배당금(DPS) 감소를 최대한 지양하겠다는 방침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 역시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LG는 지난해 5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대기업 가운데 비교적 빠르게 밸류업 정책을 구체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약 2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우선 소각했고, 올해 상반기 중 나머지 2500억원 규모 자사주도 추가 소각할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들도 자사주 소각 기조에 동참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약 3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순차적으로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1000억원 규모를 소각했고 올해도 8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향후 1년간 8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LG전자 역시 창사 이후 처음으로 602억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저평가 해소와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4년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으며, 특히 주주환원 정책 측면에서 변화가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사주 소각은 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으며, 현금배당과 병행할 경우 DPS 상승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투명 경영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LG그룹은 최근 상장 계열사 11곳 전반에 걸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체제를 확대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취임 8년 만에 ㈜LG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며 경영 투명성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국내 상장사의 경우 대표이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사례가 여전히 대다수다. 이는 의사결정 효율성과 책임 경영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최근에는 이사회 독립성과 견제 기능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상장사의 86%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기업은 4.2% 수준에 그쳤다. LG그룹은 이와 반대되는 형태의 지배구조를 주요 계열사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한 셈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구조는 이사회 독립성과 거버넌스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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