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하나투어가 '고배당기업'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에 발맞추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실상은 고액 배당을 통한 원금 회수와 주가 부양을 노린 '엑시트 설계도'라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최근 연결 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집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3개년(2025~2027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재공시했다. 세부적으로 배당은 연결 순이익의 최대 40% 범위 내에서 지급할 계획이며, 자사주 매입과 소각규모는 연결 순이익의 10~20% 수준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내년 매출 9000억원 이상과 영업이익 1400억원 이상, 영업이익률 15% 이상의 중장기 성장 목표도 제시했다. 이 기간 연평균 영업이익 성장률은 40% 이상으로 가져가겠다는 공격적인 비전도 그대로 가져간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하나투어가 작년과 판박이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다시 꺼내든 이유다. 이미 고배당기업 요건을 갖춘 만큼 정부의 '밸류업' 기조를 등에 업고 홍보 효과를 극대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배당기업은 ▲전년 대비 현금배당이 줄지 않으면서 배당성향 40% 이상(우수형)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금이 10% 이상 증가한 상장사(노력형) 2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기업이 고배당기업에 포함될 경우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의 주주는 배당소득 원천징수세율이 기존 14%에서 9%로 낮아지며, 기업은 총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 규모를 직전 3년치 평균보다 5% 이상 증가할 경우 초과분의 5%만큼 법인세에서 공제받는다. 결과적으로 고배당기업이 되면 주주와 기업 모두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이다.
하나투어가 고배당기업에 포함되면서 최대 수혜자는 IMM PE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IMM PE는 하나투어 지분 17.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지난해 실적에 대한 결산 배당금으로 32억원가량을 받았다. 이번 환원책이 유지될 경우 매년 수십억원 규모의 현금이 최대주주로 직행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하나투어의 직전 3개년 평균 법인세가 마이너스(-) 12억원으로, 오히려 환급 받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법인세를 돌려받는 구조에서 주주환원 초과분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까지 더해진다면 하나투어의 현금 곳간이 더욱 풍족해질 수밖에 없어서다. 향후 발생할 세금을 줄여 미래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장부상 이익을 극대화하는 만큼 하나투어 '몸값'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주주 배당소득세 감면과 자사주 소각이 동반되면서 주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밸류업' 명분이 IMM PE의 엑시트 전 '현금 확보'와 '몸값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업황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이라는 점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당초 여행업계와 증권가 등에서는 2024년 말 항공 참사 등으로 부진하던 지난해의 이연 수요가 올해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쟁 이슈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유류할증료 부담이 가중됐고, 고환율까지 맞물리면서 국제여행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하나투어가 중동 전쟁 등 대외 리스크 고조에도 공격적인 실적 목표를 유지하는 배경에 대해서도 매각 전 몸값을 띄우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회사 측의 장미빛 전망은 시장 전망과 온도차가 크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2분기 이후의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유가와 고환율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목표 주가를 9% 가량 하향한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하나투어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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