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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에 재편' 동방아그로, 지분 쪼개 최대주주만 교체
박준우 기자
2026.04.17 07:35:13
염병만 지분 분산 증여로 염병진 대표 최대주주 등극…지배력은 유지, 결집도는 약화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6일 08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철옹성과 같던 코스피 상장사 '동방아그로'의 지배구조가 약 19년 만에 재편됐다. 염병만 회장이 보유 지분 일부를 친인척에게 증여하면서 기존 2대주주였던 염병진 대표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특별관계자를 최대주주 측 지분율에 변동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는 경영권 승계라기보다 지분 구조 재조정에 가깝다는 평가다. 오히려 지분이 분산되면서 결립력이 다소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추가 증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염 회장은 증여에도 불구하고 10%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증여가 최대주주 교체가 발생하는 수준에서 정교하게 조정된 만큼, 단기간 추가 이전보다는 현 체제 유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뚜렷한 후계자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도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방아그로의 최대주주가 염병만 회장에서 염병진 대표로 변경됐다. 이는 염 회장이 보유 주식 254만7250주(18.70%) 가운데 106만주(7.78%)를 친인척 6인에게 증여한 데 따른 결과다. 새 최대주주인 염 대표는 지분 11.25%(153만1495주)를 보유하고 있다.


동방아그로 최대주주 변경 내역. (그래픽=김민영 기자)

이번 지분 증여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으로 평가된다. 1948년생인 염 회장의 연령과 19년간 유지된 단일 최대주주 체제를 고려하면, 시기만 남아 있던 구조적 변화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염 회장은 1988년 동방농약주식회사에 입사한 이후 약 37년간 회사를 이끌었고, 2007년 최대주주에 올라 장기간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다만 이번 증여는 통상적인 승계 작업과는 결이 다르다. 특정 후계자에게 지분을 집중시키기보다 다수 친인척에게 분산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염 회장은 염수진·염지영 씨에게 각각 22만주, 장기훈·정현준 씨에게 각각 16만주, 장천익·정경훈 씨에게 각각 15만주씩을 증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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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번 수증을 통해 처음으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공시상 관계는 '친인척'으로만 기재돼 염 회장과의 구체적인 관계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 정경훈 씨는 수증자 가운데 유일하게 발행회사 임원으로 표시돼 있으나 사업보고서상 임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아 구체적 직위는 확인되지 않는다.


연령대와 지분 분산 구조를 감안하면, 이번 증여는 전통적 의미의 세대 승계라기보다 가족 내 지분 배분 성격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염수진(1975년생)·염지영(1978년생) 씨는 딸, 장기훈(1971년생)·정현준(1978년생) 씨는 사위, 2000년대생인 장천익·정경훈 씨는 손주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거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지분 설계 방식이다. 증여 이후 염 회장 지분은 10.92%(148만7250주), 염 대표는 11.25%(153만1495주)로 격차는 0.33%포인트에 불과하다. 사실상 염 대표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도록 최소한의 증여만 이뤄진 셈이다.


염 대표는 염 회장의 동생(1961년생)으로 1998년 입사 이후 장기간 경영을 함께해왔다. 이번 구조 전환은 세대 교체라기보다 기존 형제 공동 경영 체제에서 염 대표 중심 구조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킨 성격이 강하다. 이 같은 관측은 염 대표가 이미 충분한 지분과 경영 기반을 확보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 아직 뚜렷한 후계자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증여로 지배력의 응집도는 다소 약화됐다. 기존에는 최대주주와 핵심 특수관계자 중심의 구조였지만, 현재는 특수관계자가 8인으로 확대됐다. 총 지분 기준 지배력은 유지되지만, 의사결정 구조는 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전환되며 결집력은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평가다.


세 부담 측면에서는 분산 증여 효과가 뚜렷하다. 현행 세법상 증여세는 과세표준 구간별로 10~50%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아직 증여일(4월8일)을 기점으로 두달이 지나지 않은 탓에 구체적인 증여세 산출은 어렵다.


다만 증여일 이전 2개월 간 주가 상황만을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평균 주가는 약 5800원, 전체 증여 규모는 약 61억원 수준이다. 이를 1인에게 집중 증여할 경우 최고세율 구간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6인에게 분산하면서 염수진·염지영 씨는 40%, 장기훈·정현준·장천익·정경훈 씨는340% 구간으로 세 부담이 나뉘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염 회장의 잔여 지분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염 회장은 여전히 약 1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추가 증여가 특정 1인에게 집중될 경우 최대주주 구도가 재차 변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처럼 분산 기조가 유지될 경우 염 대표 체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딜사이트는 최대주주의 증여 배경과 구조, 가족 관계, 지분 잔량에 대한 추가 증여 계획 등을 질의하고자 동방아그로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동방아그로 관계자는 "관련해 말해줄 수 없고, 공시로만 확인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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