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삼익문화재단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삼익악기'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서면서, 김종섭 회장의 장남인 김민수 부회장 중심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한층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주가 흐름과 맞물린 시점에서 재단이 장내 매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단순 투자 목적을 넘어 승계 국면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 성격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 부회장 개인 지분의 법인(넥사코리아) 이전과 재단의 지분 확대가 맞물리며, 시장에서는 이들 우호지분을 축으로 한 지배력 재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익문화재단은 오는 5월 11일부터 한 달간 삼익악기 보통주 210만4377주(2.32%)를 장내 매수할 계획이다. 취득이 완료되면 재단의 지분율은 4.94%로 상승하며, 넥사코리아(7.24%)와 합산한 우호지분은 12.18%까지 확대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삼익문화재단의 지분 매집 배경이 삼익악기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내 매수를 통한 지분율 상승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경영권 방어를 좌우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1947년생으로 고령인 만큼 최근 장남 김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단순 연령 요인 외에도 향후 상속 시점에 대비한 지분 구조 정비가 병행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향후 승계 이후에도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사전 기반 구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삼익악기의 지배구조는 김종섭 회장(18.46%), 스페코(16.58%), 넥사코리아(7.24%), 삼익문화재단(2.62%) 순이다. 2대 주주인 스페코는 김 회장이 1979년 창업한 산업기계업체다. 스페코는 코스닥 상장사인 만큼 김 회장의 의지만으로 지배구조 재편에 전면 활용하기에는 소액주주의 반발과 시장의 시선을 고려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은 스페코 지분 33.55%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스페코를 통한 외형적 지배력보다 삼익문화재단과 넥사코리아를 축으로 한 '내부 통제 가능한 지배력' 구축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익문화재단은 현재 이사장인 김 회장 1인에게 대표권을 집중시킨 단일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법인 등기부상 '대표권 제한' 규정이 명시돼 있는데 이는 이사회의 합의제보다 이사장의 단독 결단에 무게를 싣는 장치로 풀이된다. 이 같은 구조는 향후 지분 이동이나 출자 구조 설계 과정에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 이견을 최소화하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우호지분 축적을 통해 지배력을 높인 뒤 향후 김 회장 보유 지분의 직접 증여 비중을 조절해 상속·증여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시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즉 재단과 개인회사 중심으로 우호지분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뒤, 이후 직접 지분 이전 규모를 조절하는 방식의 승계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 부회장의 개인 회사인 넥사코리아도 경영권 승계 작업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본인이 보유했던 지분 7.24%(655만 3983주) 전량을 넥사코리아에 장외 매도했다. 당시 주당 거래가격은 1196원으로 총 78억원 규모다. 이 거래로 김 부회장의 지분은 개인 명의에서 법인 명의로 옮겨가게 됐다.
넥사코리아는 2025년 말 기준 삼익악기로부터 60억원의 대여금을 받고 있다는 점을 볼 때 해당 자금이 지분 인수 재원으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회사 자금을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승계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부회장의 과거 지분 형성 과정 역시 논란의 연장선에 있다. 김 부회장은 2014년 IBK기업은행 일자리창출 사모투자조합(PEF)으로부터 삼익악기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 443만주를 주당 60원, 총 2억6600만원에 매입했다. 이를 통해 지분율을 2.38%에서 7.66%로 단숨에 끌어올렸다.
당시 시장에서는 최대주주 일가가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지분 확대 기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헐값 매입'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저가 지분 확보 사례와 현재 법인 중심 지분 재편 흐름이 맞물리며 일관된 승계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편 딜사이트는 넥사코리아의 실체와 승계 과정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삼익악기 측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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