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농기계 제조업체 TYM이 네덜란드에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이르면 상반기 내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2024년 현지 법인 설립, 2025년 물류센터 구축에 이은 유럽 농기계 시장 공략의 연장선이다. 관세 등 불확실성이 커진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성장성이 높은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암스텔벤 조립공장 준공…메이드 인 유럽 승부
7일 업계에 따르면 TYM은 올해 1분기 네덜란드 암스텔벤에 유럽 현지 조립공장을 완공했다. 회사는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연내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공장은 반조립(CKD) 상태의 농기계를 현지에서 조립·생산하는 시설이다. 유럽 조립공장은 TYM의 두 번째 해외 생산 거점이다. 현재 TYM은 미국 조지아주에도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까지 포함한 생산 거점은 전북 익산, 충북 옥천, 충남 논산을 포함해 총 5곳이다. TYM 관계자는 "유럽 조립공장은 유럽 시장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립공장 건설은 TYM의 유럽 현지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2024년 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통합 유럽법인인 'TYM EUROPE B.V.'를 설립했다. 2025년에는 네덜란드 틸버그에 LX판토스와 함께 운영하는 6500제곱미터(㎡) 규모의 부품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이 센터는 유럽 전역에 48시간 이내 부품을 배송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올해 초에는 독일·프랑스 판매 구조를 기존 수입사 중심에서 제조사 직판 체제로 전환했다. 가격, 품질, 애프터서비스(A/S) 전반을 제조사가 직접 관리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TYM이 네덜란드를 유럽 거점으로 택한 것은 이곳이 물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유럽 최대 항구인 로테르담항과 주요 허브 공항인 스키폴공항을 중심으로 물류 인프라가 발달해 있다. 유럽 주요 시장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틸버그 물류센터의 48시간 이내 배송 체계 역시 이런 인프라가 뒷받침된 결과다.
동유럽 시장 공략도 순조롭다. TYM은 슬로바키아에서 정부 조달 사업을 따내며 동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불가리아와 세르비아에서는 신규 거래선을 넓히며 매출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지원과 재건 협력에 참여하며 중장기적인 판매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곡물 생산의 약 6%를 차지하는 세계 3대 곡창지대로, 향후 농기계 수요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으로 꼽힌다.
TYM은 향후 3년 내 유럽 주요 국가로 직판 체제를 확대해 모든 거점 국가에서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현재 TYM의 유럽 점유율은 한 자릿수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YM 관계자는 "올해 직판 체제 전환과 현지 조립공장 가동이 시작되며 목표치 달성을 위한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美 불확실성 커지자 유럽 공략 강화
TYM이 유럽에 공을 들이는 것은 관세 등 경영 불확실성이 큰 북미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연결 기준 TYM은 전체 매출 9293억원 중 64.6%인 6006억원을 미국에서 벌어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26.2%), 기타 지역(9.25%)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TYM은 현재 미국의 상호관세 15%와 함께, 트랙터 부품이 포함된 철강·알루미늄 품목에 적용되는 최대 50% 관세의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입지를 넓혀온 TYM으로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럽 농기계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TYM의 투자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모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433억4000만달러(약 65조2873억원) 규모였던 유럽 농기계 시장 규모는 올해 446억9000달러(약 67조1809억원), 2031년 520억8000만달러(약 78조4481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노동력 부족,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 등이 맞물리며 연평균 성장률은 3.1%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이번 현지 조립공장 가동으로 유럽 내 TYM의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물류센터 운용과 직판 체제 전환을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현지 생산을 통한 원가 경쟁력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TYM은 직판 체제에 이어 현지 생산 거점까지 확보하며 의사결정 속도와 공급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아직 북미에 미치지 못하나, 글로벌 리스크를 분산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유럽 공장 가동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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