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농기계 업체인 TYM이 필리핀 진출 3년차 만에 현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현지 전략 모델 출시에 더해, 한국농기계전용공단(KAMIC) 내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 당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TYM의 국빈사절단 동행을 지목했다는 점에서 필리핀 현지 농업 현대화의 '원픽' 파트너로 낙점됐다는 분석이다.
30일 농기계업계 등에 따르면 TYM 고위 임원진은 이 대통령이 이달 초 필리핀을 국빈 방문하면서 꾸린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TYM의 필리핀 방문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특별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가 자국 농업의 현대화를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TYM의 이번 동행은 의미가 크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필리핀은 벼농사 기계화율이 20%에 불과한 터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마저도 쌀 생산량의 16%는 수확이나 가공, 유통 과정에서 손실되는 상황인 만큼 마르코스 대통령은 현지 농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TYM이 필리핀 시장에 공식 진출한 것은 2024년이다. 그동안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농기계 시장은 국내 업체의 수출 불모지로 꼽혀 왔다. 일본 업체들이 1990년대 후반부터 동남아 농기계 시장을 독식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TYM은 필리핀 정부에서 트랙터 보급을 위해 진행한 입찰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며 900대 규모의 트랙터를 수출하며 판로를 열었다.
주목할 부분은 TYM이 필리핀 시장 공략을 위해 전방위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TYM은 오랜 기간 필리핀 현지 시장 조사를 진행하며 진출 전략을 수립했다. 트랙터 수주 이전부터 필리핀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왔을 뿐 아니라 자체적인 영업과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한국산 농기계를 수입해 판매하는 한국-필리핀 합작기업 '핏코레아'를 공식 파트너로 지정하면서 전국적인 영업망을 확보하기도 했다.
특히 TYM은 필리핀 맞춤형 전략 모델인 '5825R'을 개발했다. 필리핀은 화산재 기원의 비옥한 토양을 갖추고 있지만, 우기가 길고 강수량이 많아 토양 침식이 쉽고 배수가 불량해지기 쉽다. 때문에 강력한 모터 성능뿐 아니라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트랙터에 대한 니즈가 크다. 해당 모델은 프론트 로더와 백호를 갖춘 다목적 고성능 트랙터다. 트랙터 전면부에 장착하는 프론트 로더는 흙, 거름, 사료, 퇴비 등을 들어 올리거나 운반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흙이나 도랑을 파는 등 다기능 굴착 작업기인 백호는 좁은 농지나 배수로 관리 등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TYM은 필리핀 농업 현대화를 가속화시키기 위해 현지 주요 대학 등 기관과 연계해 농기계학과에 샘플 트랙터를 제공하고, TYM 인턴십 기회 제공 등 인재 양성을 돕고 있다. 또 필리핀 현지에서 로드쇼를 개최하고, 현지 최대 농기계 전시회에 참가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렸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TYM 챙기기는 각별하다. 그는 지난해 말 필리핀 정부와 국내 농기계 업체가 협력해 추진하는 민관 사업인 KAMIC 착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필리핀 카바나투안시에 조성 중인 KAMIC는 농기계 제조 및 수출 거점인데, TYM은 국내 농기계 업체 중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한다. 이에 맞춰 필리핀 정부는 75년 토지 임대와 도로·전기·통신·용수 등 인프라 구축과 세제 혜택을 지원한다.
그 결과 TYM은 필리핀 진출 2년 만에 350억원(1870대) 규모의 트랙터를 수출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929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로 크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호겸 TYM 글로벌사업본부장은 "필리핀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교육 및 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모멘텀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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