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가계대출 규제라는 파고 속에서 금융지주들은 수익성 방어와 주주환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자수익에만 의존하던 시대가 저물면서 이제 시장은 각 금융지주가 보유한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금융지주의 비은행 기여도와 비이자이익 구조를 점검하고 '밸류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4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이익 체력을 입증했지만 비은행 부문의 존재감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과 캐피탈 등 핵심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카드와 보험 계열사가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은행 의존도가 높은 수익 구조가 이어지면서 그룹 전체 수익 다변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조29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3조747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룹 내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12.1%에 그쳤했다. 하나은행 이익이 많이 늘어났지만 증권과 캐피탈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둔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은행 비중이 축소된 결과로 풀이된다.
비이자이익 측면에서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수수료 이익은 2조2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늘었다. 금리 하락 기대 속에 투자상품 수요가 늘면서 자본시장 관련 수수료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산관리(WM)와 증권 관련 수수료 증가가 두드러졌다.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는 전년 대비 19.9% 증가한 8154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는 증권중개 수수료가 36.3% 늘었고 수익증권 수수료도 22.2% 증가했다. 카드 수수료는 전년 대비 9.4% 증가한 383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같은 비이자이익 확대가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상당 부분이 은행의 자산관리 영업 확대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실적 성장에서 하나은행의 역할이 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조747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이익의 90% 가까이 차지했다. 반면 비은행 핵심 계열사인 하나증권과 하나캐피탈은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21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하나캐피탈은 부동산 경기 둔화와 대손충당금 부담이 겹치며 순이익이 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4% 급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과 조달 비용 상승이 수익성을 크게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계열사가 흔들리는 가운데 하나카드와 하나생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실적을 냈다. 하나카드는 21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이익을 냈다. 조달 비용 부담과 대손 비용 증가 등 여신전문금융업 전반의 어려움 속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1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익 규모 성장에도 불구하고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전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19%로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ROE 10.80%를 기록한 것과 달리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의 수익성은 그룹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그나마 하나카드가 8%대 ROE를 기록했고 하나증권(3.52%), 하나캐피탈(2.04%), 하나생명(2.89%) 등은 4%대에도 못 미쳤다.
자본 효율성 문제는 주주환원 정책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ROE는 주주환원 확대의 기반이 되는 지표로 여겨지며 실제로 대부분 금융지주가 밸류업 전략에서 ROE를 핵심 성과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하나금융 역시 중장기 ROE 10% 달성과 총주주환원율 50% 확대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비은행 수익성 제고를 과제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처음으로 실적발표 자리에 등장해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약속했다. 그는 "비은행 계열사의 기초체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며 "하나증권과 하나캐피탈 등 계열사의 정상화를 통해 그룹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과 함께 주주환원 확대도 병행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총주주환원율도 46.8%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모두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한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000억원씩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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