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전문기업 에쓰씨엔지니어링(SC엔지니어링)이 반도그룹 품에 안긴다.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반도그룹과 EPC 전문기업의 결합은 사업 구조 다변화와 수주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노린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반도그룹은 산업 플랜트를 중장기 성장 축으로 키우고,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안정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고부가 EPC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기존 이브이첨단소재(EV첨단소재)에서 반도홀딩스로 변경될 예정이다. EV첨단소재는 지난 19일 반도홀딩스와 보유 중이던 에쓰씨엔지니어링 지분 10.89%(414만224주)에 대한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금액은 240억원이며 거래 종결일은 오는 2월 5일이다.
반도홀딩스는 구주 인수에 앞서 전환사채(CB) 투자를 통해 에쓰씨엔지니어링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해 12월 24일 에쓰씨엔지니어링이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한 제12회차 CB 120억원, 제13회차 CB 150억원 등 총 270억원 규모다. 단기 유동성 지원과 동시에 향후 전환청구권 행사 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구조로,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전략적 지분 확보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이번 구주 인수와 CB 전환을 모두 감안할 경우 반도홀딩스의 에쓰씨엔지니어링 지분율은 향후 43.4%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환사채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가정에 따른 수치로, 사실상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도그룹은 2025년 기준 총자산 6조970억원으로 재계 순위 75위의 준대기업 집단이다. 오너인 권홍사 회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과 주택 시공에 주력해온 건설 중심 그룹으로, 핵심 계열사는 아파트 브랜드 '반도 유보라'를 보유한 반도건설이다. 다만 그룹 전체 매출의 80~90%가 분양 및 공사 수익에서 발생하는 등 주택 경기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플랜트 EPC 역량을 갖춘 에쓰씨엔지니어링은 반도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은 그동안 자금 부담과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형 정유·화공 플랜트 EPC 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해왔다. 반면 반도그룹의 재무적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보다 규모가 크고 고부가가치 EPC 프로젝트로 수주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최근 정밀화학 플랜트를 넘어 수소, 2차전지, 스페셜티 케미컬(Specialty Chemical·맞춤형 고부가 화학제품) 등 첨단 신성장 분야로 수주 외형을 넓히고 있다. 55년 업력의 EPC 기술력에 반도그룹의 시공 전문성과 자본력이 결합될 경우 산업 플랜트 전반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EPC 사업 특성상 원가·공정 관리 부담이 상존하는 만큼,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성과를 좌우할 변수로 지목된다.
에쓰씨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 엔지니어링사들이 수행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전략적으로 수주해왔지만 반도그룹의 재무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EPC 수행 안정성과 수주 경쟁력 강화로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그룹이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반도건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더 보라(The BORA) 3170'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2024년에는 뉴욕 타임스퀘어몰 상업시설을 인수하며 미국 부동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까지 해외 매출이 수백억원에 달했지만, 코로나 팬데믹과 잦은 최대주주 변경 등의 영향으로 현재는 해외 수주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반도그룹과의 결합을 계기로 해외에서 단순 주거 개발을 넘어 화공·에너지 플랜트까지 아우르는 종합 건설·엔지니어링 그룹으로 재도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반도그룹이 에쓰씨엔지니어링을 통해 상장사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과 에쓰씨엔지니어링의 100% 자회사 셀론텍이 재생의료 분야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자금 조달 측면의 유연성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건설 관계자 "이번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인수는 주택·건축·토목 중심의 사업구조를 보완하고, 경기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EPC 플랜트 사업을 중장기 성장 축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산업 플랜트 사업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편입해 중장기 수익 구조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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