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가 애경산업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펀드레이징에 착수했으나 기관투자가(LP)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거래의 한 축인 티투PE를 두고 태광그룹 오너 일가의 편법 승계 수단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서다. 인수자 측은 공동운용(Co-GP)사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를 전면에 내세워 투자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LP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투PE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애경산업 인수대금 마련을 위한 프로젝트펀드 결성에 나섰다. 전체 인수가 4700억원의 절반인 2350억원을 조달하는 것이 목표로 현재 공제회와 연기금 등 주요 LP들과 접촉 중이다. 앞서 태광산업 컨소시엄은 AK홀딩스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1.13%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애경산업의 펀더멘탈은 견고하다. 생활용품 부문은 스파크와 리큐, 2080 등 스테디셀러 브랜드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화장품 부문의 중국 의존도가 약 80%로 높은 편이나 최근 K-뷰티 열풍이 지속되고 있어 중장기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거래 구조를 둘러싼 잡음이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은 티투PE는 지난해 말 설립된 신생 운용사로 태광그룹 오너 2세들의 영향력 아래 있다. 태광산업과 계열사 티시스가 지분 41%씩을 보유했고 나머지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장남 이현준 씨와 장녀 이한나 씨가 9%씩 나눠 갖고 있다. 이현준 씨가 태광산업 2대주주인 티알엔과 티시스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티투PE가 이번 딜의 전면에 등장하자 업계에서는 태광그룹이 오너 2세 소유 운용사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펀드 운용에 따른 관리·성과보수가 오너 일가로 귀속되는 구조 탓에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우회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특수관계인 회사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LP들 입장에서 이 같은 논란은 투자 심의를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공정위 조사가 확대될 경우 발생할 평판 리스크와 내부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운용사 한 곳이 오너 일가의 지배를 받는 구조적 특성상 펀드 운용 과정에서 태광그룹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의사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인수자 측은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펀드 운용의 주도권을 쥔다는 논리로 LP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광그룹과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의사결정의 키를 쥐면 비합리적인 경영 간섭을 차단하고 승계 논란에서도 한발 비켜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Co-GP 구조상 명목상의 역할 분담과 실제 권한 행사가 다를 수 있어서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전면에 나선다 해도 구조적으로 태광 측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에서 Co-GP를 맡은 티투PE에 향한 시장 시선이 곱지 않아 펀딩 과정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며 "인수자 측은 유안타인베스트먼트의 역할을 강조하며 리스크 희석에 나섰지만 LP들은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경산업 자체의 자산 가치가 우수하고 전략적투자자(SI)인 태광산업이 후순위로 참여해 하방 안정성을 보강한 점은 그나마 긍정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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