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카카오가 약 3개월간 이어진 카카오톡 친구탭 피드형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16일부터 업데이트(25.11.0)가 적용되면서 친구 목록이 다시 첫 화면으로 돌아왔고 개편 이후 반복적으로 제기된 불편함과 피로감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를 계기로 카카오톡 내부에서 인공지능(AI) 기능이 자연스럽게 정착하는 환경을 마련하고 장기 전략인 '에이전틱(Agentic) AI'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이번 조치에서 친구탭 상단을 '친구'와 '소식' 두 개의 영역으로 분리했다. 기존 친구 목록은 그대로 유지하고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탭으로 이동시켜 탭인탭 방식으로 정리했다. 개편 이전과 동일한 접근 방식을 보장하면서도 프로필 업데이트·게시물 확인 기능은 분리 구조로 유지해 양쪽 요구를 모두 충족한 셈이다. 여기에 채팅방 폴더 추가, 여러 채팅방의 미확인 메시지 요약, 입력창 UI 실험 기능 등도 함께 개선됐다.
지난 9월 대규모 개편은 카카오톡 전반의 UI·UX를 재설계하려는 시도였지만 가장 큰 반발은 친구탭에서 나왔다. 업무·지인 관리 등 실용적 용도로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프로필 피드 노출을 사생활 침해 요소로 받아들이면서 불만이 확산됐고 앱마켓 평점 하락과 온라인 비판이 이어졌다. 카카오는 개편 발표 약 일주일 만에 '친구 목록 복원'을 예고했지만 실제 반영에는 시간이 걸렸다.
다만 실제 사용 지표는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개편 이후 카카오톡의 일평균 체류시간은 24분대에서 26분 수준으로 늘었고 친구탭·지금탭 체류시간도 두 자릿수 증가했다. '챗GPT 포 카카오', 멀티모달 기반 추천·검색 기능 등 AI 서비스가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탐색·검색 기능을 강화하면서 이용 행태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구탭 논란이 정리되면서 카카오는 기존에 추진해온 AI 전략 실행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 챗GPT 포 카카오를 도입해 채팅창 내부에 대화형 검색·추천 능력을 연결하고 카카오맵·선물하기·멜론 등과 연동되는 '카카오 툴즈' 기반 에이전트 구조도 마련했다. 현재 진행 중인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 비공개 베타(CBT)는 대화 맥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일정·정보·추천을 먼저 제안하는 능동형 사용 경험을 시험 중이다. 카카오는 이를 에이전트 AI로 가기 위한 첫 단계로 보고 있다.
같은 날 공개된 AI 메이트 앱 '카나나(Kanana)' 업데이트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관심사 기반 개인화 기능이 강화돼 사용자의 취향 기억과 맞춤 콘텐츠 제안이 고도화됐으며 최대 6명이 등장하는 단체사진 생성 기능, 실시간 웹 검색 모드, 답변 공유 링크 등 커뮤니티형 기능도 추가됐다. 내부적으로는 텍스트·음성·이미지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언어모델 'Kanana-o'의 고도화가 진행 중이며 카카오는 내년 1분기 이 모델을 카카오톡에도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최근 공개된 두 가지 멀티모달 모델은 카카오의 AI 확장 전략의 핵심 기반이다. 통합 모델 'Kanana-o'는 지시이행 능력과 감정·억양 반응을 강화해 한국어 맥락 이해와 대화 자연스러움을 크게 높였으며 요약·의도 파악·형식 변환 등 다양한 과업 수행 능력도 개선됐다. 이미지 기반 검색 모델 'Kanana-v-embedding'은 텍스트·이미지를 동시에 해석하는 기능을 갖춰 광고·검색 등 내부 시스템에서 활용되고 있다. 카카오는 두 모델을 온디바이스에 최적화하는 경량화 작업과 MoE 기반 차세대 모델 'Kanana-2' 개발도 병행 중이다.
온디바이스 접근 방식은 카카오가 강조하는 차별점이다. 개인의 대화 맥락을 외부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스마트폰 안에서 실시간 처리하기 때문에 응답성·프라이버시·비용 효율성 모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SK AI 서밋에서 "대화는 가장 풍부한 맥락을 제공하는 데이터"라며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먼저 행동하기 위해선 즉각적인 맥락 이해가 필수이며 이를 구현하기에 온디바이스 AI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친구탭 복원으로 기본 사용성이 안정되면 카카오톡 내부에서 AI 기능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며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챗GPT 포 카카오, 카나나 인 카카오톡, 카카오 툴즈로 이어지는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확장하는 기반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목표로 하는 '에이전틱 AI'는 결국 사용자의 일상을 이해하고 계획·실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국내 최대 플랫폼인 카카오톡 안에서 이 생태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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