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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창업자의 품격
노만영 기자
2025.12.15 08:25:14
150조 국민성장펀드 '벤처 유동성 시대'…1원도 허투루 쓰지 말아야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2일 08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벤처캐피탈(VC) 업계를 취재하다 보면 투자 이후가 더 신경이 곤두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오랜 심사 끝에 투자를 집행했는데 창업자가 투자금으로 외제차를 사고, 유흥업소 비용으로 탕진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럴 때면 벤처캐피탈리스트라는 직업이 투자 후에도 발 뻗고 편히 자기 힘든 직업이라는 걸 실감한다"고 털어놨다.


내년 모태펀드 등 각종 정책펀드 출자 예산 증가로 벤처 시장에 다시 한번 유동성이 넘칠 전망이다.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자금 공급이라는 취지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자금의 원천을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불편하다. 국민성장펀드 등 150조원 규모의 정책 자금이 벤처 생태계로 흘러드는 시기에 누군가가 그 돈으로 외제차를 사고, 유흥업소에 출입하고, 개인 소비를 채운다고 상상해 보라. 투자 실패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생업에 매달려 고된 하루를 버티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만큼, 최소한의 윤리 기준조차 지키지 못하는 행태는 용납되기 어렵다.


모든 창업자가 모럴 해저드에 노출돼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금을 스스로 절제하는 창업자들도 적지 않다.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가 과거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출장을 갔을 때의 일화다. 당시 박 대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출장을 떠났는데 현지에서 숙소를 하나만 잡고 남성 두 명이 한 방을 썼다고 한다. 대표 입장에선 객실을 하나씩 쓰는 편이 훨씬 편했겠지만 투자자들의 자금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며 불편함을 기꺼이 감내했다. 유망 스타트업의 최고경영자(CEO)가 해외 출장에서조차 투자금을 사비처럼 쓰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태도는 상징적 메시지를 던진다.


벤처투자는 본질적으로 위험이 큰 사업이다. 어느 프로젝트는 실패할 수 있고, 유한책임투자자(LP)의 돈이 손실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 산업이 정당성을 갖는 이유는 자본이 혁신 기업으로 흘러가고, 그 과정에서 실패와 성공의 데이터를 축적해 결국 더 나은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낸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 믿음이 유지되려면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창업자와 운용사 모두 '내 돈'이 아닌 '맡겨진 돈'을 다룬다는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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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업계는 시장 논리 속에서 옥석 가리기를 계속할 것이다. 실적·지배구조·도덕성을 종합 평가해 좋은 기업만 살아남는 구조가 이상적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투자 계약서로도, 법과 제도로도 통제하기 어려운 회색지대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개별 창업자의 태도가 중요해진다. 투자금으로 외제차를 살 것인가, 바르셀로나의 호텔 방 하나의 비용을 아낄 것인가는 결국 창업자의 선택이다.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로 상징되는 정부 주도 유동성 공급의 시대에 벤처 생태계는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혁신과 성장을 위한 위험 감수는 필요하지만, 국민 혈세로 마련된 벤처 자금이 1원이라도 허투루 쓰인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순간 이 산업을 향한 사회적 신뢰는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 투자자의 돈을 어떻게 쓰느냐는 창업자의 품격이자, 벤처 산업 전체가 감당해야 할 책임의 무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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