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업토버(Uptober)' 기대를 무너뜨리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매년 4분기 상승랠리를 보였지만 올해는 미국 중앙은행 긴축 움직임에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최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나스닥 기술주의 급락도 가상자산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3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이날 오전 약 10만8600달러(한화 1억5515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9일까지 유지하던 11만달러(1억5715만원) 선이 무너졌다. 사상 최고가 12만6000달러(1억7997만원)를 기록했던 지난 7일 대비 약 14% 하락했다.
주요 알트코인도 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ETH)은 지난 27일까지 4000달러(한화 571만원)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현재 3800달러(한화 54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솔라나(SOL)도 지난 29일 190달러(한화 27만원)선이 깨졌다. 바이낸스코인(BNB)은 지난 29일을 기점으로 1100달러(한화 157만원)가 무너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급락의 직접적 원인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언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 부과하겠다"고 말하며 대규모 청산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0일부터 12일 사이 레버리지 포지션 190억달러(한화 27조원) 이상이 청산됐다.
미 증시 기술주 충격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 지난 30일 메타 실적 부진에 따른 미국 대형 기술주 급락이 가상자산 시장 하락세에 불을 지폈다.
미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하방 압력을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 발언을 이어가면서 긴축 완화 기대감이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기대가 꺾이자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급락을 '약세장 전환'보다 '구조적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매년 4분기 상승랠리를 이어온 만큼 다음 달부터는 반등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매트릭스포트 투자 연구팀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21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는 과열 포지션 해소 과정"이라며 "거시적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다. 달러 강세, 채권 수익률 하락, 유동성 안정 유지 등이 시장의 기본적인 탄력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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