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빗썸이 전환사채(CB)를 사들이며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거래소 수수료 수입이 영업수익의 99%를 차지하는 단일 구조에서 메자닌 투자를 활용해 재무적 안정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다만 투자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단순 현금 운용 성격이 짙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1일 티웨이항공이 발행한 CB 약 512만주를 장외에서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1954원, 총 매입금액은 100억원가량이다. 해당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티웨이항공 지분 약 1.47%을 확보할 수 있다.
빗썸은 해당 투자에 대해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합리적인 자산 운용을 위함"이라고 밝혔다. 전환 지분이 크지 않은 만큼 최근 항공 수요 회복세를 고려한 재무적인 성격의 직접 투자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는 빗썸홀딩스 산하 VC 빗썸인베스트먼트를 통하지 않고 본사가 직접 진행했다. 빗썸은 이전부터 CB 투자에 관심을 보여 왔다. 빗썸은 과거에도 상장·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CB 투자를 이어왔다. 2023년에는 영상통신 플랫폼 '구루미'의, 2022년에는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인 '아이윈'의 CB를 매수했다.
빗썸은 지난해 2월 빗썸인베스트먼트, 이정훈 전 빗썸 의장 아내 법인 마태플라워와 함께 아이윈의 7회차 전환사채권 발행에 참여했다. 당시 빗썸은 30억원 규모 CB를 장외매수했다. 총 215만9827주를 주당 1389원에 매수했다. 매수 목적은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주식전환 가능 기간은 오는 2027년 1월28일로 표면이자율은 3%, 만기이자율은 7%다.
다만 '소각 목적 매매계약'에 따라 빗썸을 포함한 3개 회사는 같은 해 5월 8회차 때 해당 CB를 모두 매도하고 250만2086주를 1199원에 다시 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빗썸은 4141만원의 처분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빗썸은 올해 장부평가 기준으로 1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지난해 상승했던 아이원 CB가치가 올해 들어 하락했기 때문이다. 2023년 3분기 5억5800만원에 취득한 구루미 CB 역시 당해에는 2730만원의 평가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매각과정에서 3억4000만원의 처분손실이 반영됐다.
빗썸은 이외에도 지난 2021년 5월 버킷스튜디오가 발행한 10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CB 15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당시 버킷스튜디오는 빗썸홀딩스 최대주주 비덴트의 손자회사였다. 계열간 거래 성격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빗썸은 올해 대기업집단에 편입됐다. 현재 조건이라면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 내부거래로는 분류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강지연 버킷스튜디오 대표는 2023년 7월 버킷스튜디오 횡령·배임 혐의를 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해당 사건은 빗썸의 CB 투자와는 무관한 별개 사안이다.
빗썸은 2021년 당시 매입한 버킷스튜디오 CB로 인해 장부상 143억원의 평가 이익을 인식했다. 하지만 그다음 해인 2022년 5월 버킷스튜디오의 매도 청구권 행사로 빗썸은 73억원의 처분 손실을 반영했다. 실제 매각액은 60억원 수준이었으며 공정가치 하락에 따라 추가 70억원의 평가손실도 발생했다. 남은 89억원어치는 2022년 3분기 주식으로 전환돼, 현재 빗썸은 버킷스튜디오 지분 2.84%를 보유중이다.
빗썸 관계자는 "자본구조 다변화와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 CB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투자 전문 계열사가 아닌 빗썸 자체적으로도 재무적 관점에서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빗썸은 지난해 영업외수익은 1362억원으로 전년(938억원) 대비 증가했다. 그러나 500억원 이상이 가상자산 평가 이익이었으며 350억원의 가상자산 처분 이익에서 발생했다. CB투자로 인한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빗썸의 티웨이 항공 CB 매입은 수익 창출 보다는 자금 운용 포트폴리오 다변화 개념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 현금이 풍부한 만큼 수익률과 리스크를 고려해 일부 자금을 유가증권 등 금융자산에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