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캔버스엔'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새로운 인수 주체가 등장했다. 잔금 일정이 연기되면서 실제 인수자는 바뀌었지만, 자금 출처와 대금 지급 구조를 고려하면 인수 주체가 명목상만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실소유주가 코인 사업이나 명동 사채시장에 연루돼 있다는 얘기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캔버스엔은 지난 17일 디비투자조합 출자지분 양도 계약자가 원정인프라홀딩스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캔버스엔 최대주주인 나노캠텍도 지난 11일 조합 지분 양수 당사자가 기존 강동균 씨에서 원정인프라홀딩스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나노캠텍은 지난 7월 캔버스엔을 지배하고 있던 디비투자조합의 출자지분 전량을 155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조합이 보유한 캔버스엔 주식(375만주, 15.9%)도 함께 이전되는 구조였다. 그동안 나노캠텍은 '나노캠텍→디비투자조합(99.99%)→캔버스엔(15.9%)'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캔버스엔을 지배해왔다. 주당 거래금액은 4133원으로 이번 매각은 나노캠텍의 유동성 확보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인수자는 개인투자자 강 씨였으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해 실사주가 따로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재무투자자(FI)의 대규모 지분 매도와 반대매매로 주가가 급락했다. 나노캠텍이 캔버스엔 매각에 나서자 지난해 디비투자조합과 함께 캔버스엔 인수에 참여했던 FI들이 그간 지지부진했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주식을 대거 던진 것으로 풀이됐다.
계약 당시 4000원대였던 캔버스엔 주가는 1000원대로 급락했고 구주 매력도는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결국 캔버스엔 매각은 9월로 연기됐고 최근 인수 주체가 변경되면서 새 국면에 들어선 모양새다.
새롭게 등장한 인수 주체는 원정인프라홀딩스로, 올해 7월 설립된 자본금 7000만원 규모의 비상장사다. 매출이나 재무지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주소지를 두고 대표이사 김경훈 씨가 경영컨설팅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다.
실제 주소지로 방문한 사무실 모습은 정상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제대로 된 회사 간판도 없었으며 국세청, 경찰서 등에서 보낸 우편물만 수북했다. 인근 카페 사장은 "사업하는 회사로 알지만 최근 직원을 본 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인수 주체가 원정인프라홀딩스로 바뀌는 과정에서 구주 매력도가 크게 떨어졌음에도 가격 조건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점이다. 만약 새로운 투자자라면 현재의 시장가치에 맞게 가격 협상을 다시 할 법하지만, 불리한 조건을 그대로 안고 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명목상 앞단에 위치한 주체만 바뀌고 실사주는 똑같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대금 지급 구조도 유사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인수 주체가 바뀌면서 대금 지급은 2차 계약금 5억원, 잔금 134억5000만원으로 변경됐다. 앞선 개인투자자 강 씨가 지급했던 1차 계약금(15억5000만원)은 그대로 가져가는 구조로 파악된다. 각기 다른 주체라면 보기 힘든 거래 방식이라는 점에서 결국 같은 실사주가 2차 계약금 5억원만 내고 M&A를 주도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코인 사업이나 명동에서 사채업을 영위하는 인물이 캔버스엔 인수에 나섰다는 얘기가 나온다. 코스닥업계 관계자는 "사채를 굴리는 인물이 이번 캔버스엔 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캔버스엔은 당초 이달 말 임시주총을 개최해 이사 선임 안건 등을 통과하려 했으나 잔금 지급일 이후인 11월20일로 미뤄졌다. 이사 후보자나 정관 변경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세부내용이 공개되면 인수 주체에 대한 윤곽도 드러날 여지가 있다.
나노캠텍 관계자는 "새로운 인수 주체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며 "주식양수도계약을 원만히 마무리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