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카카오를 둘러싼 '오픈AI 지분 매입설'이 증권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9일 검찰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한 뒤 최대주주의 사법 리스크와 그로 인한 경영 집중력 저하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오픈AI가 한국 시장과 데이터 기반 확대를 위해 카카오 지분에 접근할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3일 종가 기준 카카오 주가는 5만8900원으로 전일 대비 0.67% 하락하며 6만원선을 재차 밑돌았다. 8월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AI 기대감으로 반등했지만 최대주주 관련 사법 이슈가 돌출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관심은 오픈AI의 국내 행보다. 오픈AI 코리아는 이달 10일 서울 사무소를 연다. 한국 사무소는 전 세계적으로 12번째, 아시아에서 3번째로 설치되는 오픈AI 지사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는 이달 23~25일 용인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이프카카오 2025를 개최하고 카카오톡 개편과 함께 오픈AI와 공동 개발한 AI 에이전트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처럼 일정이 맞물리며 '지분 제휴' 시나리오에 불을 붙었다는 해석이다.
오픈AI가 카카오에 주목할 논리는 선명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카카오T 등 국민 서비스에서 축적한 생활 데이터를 보유하고 데이터센터–AI 모델–서비스 상용화를 한 축에서 구현 가능한 드문 사업자다. 오픈AI는 오픈소스·합성 데이터 의존이 높았던 만큼 한국어·로컬 데이터 보강을 통해 개인 맞춤형 커스텀 모델 경쟁력을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 아시아 3번째 지사인 서울은 챗GPT 유료 구독과 활성 이용이 두터운 시장으로 영상 생성 도구 사용자도 많다.
카카오에도 기대효과가 있다. 오픈AI와 결합 시 ▲AI 모델 직도입·공동 제품을 통한 서비스 혁신 ▲글로벌 인지도 제고 ▲해외 자본 유치 창구 확대가 가능하다. '피드형 카카오톡'과 자율형 AI 에이전트, 광고·구독 기반의 새 수익모델 실험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반면 이에 따른 리스크도 분명하다. 개인정보보호·데이터 주권 논란, 고용·조세의 해외 이전 우려, 플랫폼 독립성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 결국 김범수 창업자가 경영권 매각 의사가 없음을 수차례 밝혀온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 경로는 경영권 이전이 아닌 '상징적 지분 제휴' 또는 합작법인(JV) 방식의 전략적 결합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는 카카오가 정부의 'AI 3대 강국' 전략 속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안산·남양주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친환경·상생형 인프라를 확장하는 가운데 메신저–결제–콘텐츠에 자율형 에이전트를 결합하는 실험을 본격화하는 점에 주목한다. 오픈AI 연동이 카카오톡 접근성과 AI 대중화를 동시에 견인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남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AI의 한국어·로컬 데이터 보강 니즈와 카카오의 생활 데이터·메신저 채널·국내 인프라가 맞물리면 사용자 접근성과 상용화 속도에서 효과가 배가된다"며 "다만 개인정보보호·데이터 주권 이슈와 지배구조 변수를 감안하면 경영권 거래보다는 상징적 지분 제휴나 합작법인 형태가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협력의 깊이는 이프카카오에서 공개될 공동 제품의 완성도와 내달 21일 김범수 창업주의 1심 결과에 따라 시장 평가가 갈릴 것"이라며 "카카오톡 내 AI 에이전트의 체류시간·전환율 지표가 확인되면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도 오픈AI가 카카오의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규제 리스크, 이미지 타격 등 구조적 문제로 재평가받지 못하고 있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으로 인한 경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단순히 플랫폼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 40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 플랫폼'이라 자칫 해외에 경영권이 넘어간다면 정부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소버린AI'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AI 기업 중 하나인 카카오가 흔들리게 된다면 정부 정책의 실패로 해외에 AI주권을 빼앗긴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최대주주 구형은 경영 리스크지만 오픈AI가 카카오 지분에 관심을 높일 개연성도 있다"며 "프리미엄을 얹은 전략적 지분 취득 또는 대등한 구조의 합작법인이 현실화될 경우 양사 모두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가 전체 부가가치 관점에선 고용 안정성, 법인세 이전, 개인정보보호 관리 약화 우려가 존재한다"며 "현실적으로는 대등한 사업 협력·합작사 기반의 전략적 결합이 총효용 측면에서 더 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는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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