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산업1부장] '창조경제', '소득주도성장', '민간주도성장'
언제나 새정부가 들어서면 국가 핵심전략을 담은 정책을 내놓는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내놓았고 문재인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선보였다. 윤석열 정부는 '민간주도성장'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AI) 대전환을 골자로하는 'AI 3대 강국'을 경제성장전략으로 공식화했다. 집권 5년간 AI 등 첨단산업을 키우고 잠재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 달성 등을 내걸었다. 기술선도 성장, 모두의 성장, 공정한 성장, 지속성장 기반 강화 등 4대 축으로 구성된 경제 대혁신으로 '진짜 성장'을 구현하겠다는 비전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AI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정부 차원에서 봤을 때는 범정부 인공지능(AI) 정책 컨트롤타워 '국가AI전략위원회'가 성공해야 한다. 이미 부처별로 자기네 부처가 AI 핵심부처가 되기 위해 물밑작업이 치열하다. 또 다시 부처간 칸막이와 이기주의로 인해 전 정권과 유사하게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이 흔들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와 과학기술을 실질적으로 다루는 부처로 정책의 키를 잡고 가고 싶어한다. 배경훈 과기부 장관 역시 LG AI연구원장 출신으로 AI을 접목한 AI전환(AX)의 빠른 실행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행정안전부는 공공분야에서 AI 행정지원 서비스 운영과 더불어 AI의 핵심인 마이 데이터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싶어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특정 산업이나 분야에 특화엔 인공지능 설루션인 버티컬AI를 통해 'AI팩토리' 사업을 추진한다. 국방부도 AI를 이용한 유·무인 복합체계 고도화 등 국방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국가 컨트롤타워가 앞장서서 이러한 부처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어떤 기준을 통해 AI를 어디로 이끌고 어디로 향할 것인지 전략적인 설계화와 제도화를 해야 한다. 이제 AI는 단순히 기술 발전을 넘어 국민들에게 필요한 범부처적인 과제를 만들고 실행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국가AI전략위원회 회의에 매달 참석해 공무원들의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 과거 윤석열 정부 시절에도 윤 대통령이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 초반에는 자주 참여하면서 AI 관련 정책을 이끌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현안이 많아지고 정치적 이슈가 늘어나면서 윤 대통령의 참석이 줄자 공무원들의 긴장감도 떨어졌다.
이재명 정부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기존 정부의 AI의 핵심 정책과 노하우를 버리지 말고 빠르게 흡수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속도 있게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정부에 맞는 AI정책을 고집하다가 시행착오가 길어지게 되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AI 경쟁력이 뒤쳐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AI의 핵심인 핵심데이터 문제다.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AI는 효용성이 없다. AI를 단순히 기술진화가 아닌 산업 전략의 핵심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별 핵심 데이터를 공유해야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기업별 핵심데이터를 기업들이 공개하는 문제는 기업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 쉽게 이뤄지기 어렵다. 공공데이터 역시 어떻게 가공하고 사용할지 여부도 고민거리다. 방대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디지털 실명제'를 강화하고 뒷받침하는 국가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함으로써 사회·경제 전 영역에서 AI의 전면적 적용을 이뤄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를 빠르게 철폐하지 않으면 산업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AI의 흐름은 기술 개발을 넘어 AI에이전트로 바뀌어가고 있다. 결국 AI에이전트가 인간을 대신해 조직 내에서 얼마나 빠르게 자동화를 이뤄내느냐가 관건이다.
노란봉투법이라고 불리는 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AI 3대 강국을 외치지만 반대로 국회는 노조와 하청노동자를 위한 노란봉투법을 통과시켰다. 오히려 노란봉투법이 협력사의 노사 관계는 생산 라인을 멈출 수 있는 핵심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미 현대제철,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중국에 밀려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 있다. 중국은 빠르게 산업에 AI를 도입하면서 원가를 낮추고 기술력은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노조와 지역 경제, 정치적 논리에 붙잡혀 AI 도입은 커녕 제대로 된 구조조정과 혁신에 뒤쳐져 있다. AI정책이 산업에 도입되면 인력 감축 등으로 인한 노조와의 갈등이 불 보듯 뻔하다. 이재명 정부가 AI 정책 강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하는 산이다.
이재명 정부의 AI가 전 정부 경제 정책인 '창조경제', '소주성'과 같은 공염불이 되지 않으려면 일관성있는 정책과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기대보다 떨어지는 GPT-5 발표 이후 국내 기업의 AI 기술력에 대해 재평가 받고 있다. 기술적인 발전은 결국 상향 평준화가 될 것이다. 한국이 글로벌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이재명 정부의 전략과 통제,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AI의 골든타임을 넘기면 글로벌 시장에서 또 다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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