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한화생명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을 덜었지만 배당에 나설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와 금리 인하 지속 등 자본 여력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이 산적해 완화된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비율)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아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킥스비율 권고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낮추는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을 80%만 적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킥스비율 요건도 기존 200%에서 170%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부터는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킥스비율이 170% 이상인 보험사는 현행 대비 80%만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적립하면 된다. 또한 올해부터 매해 킥스비율을 10%포인트씩 단계적으로 낮춰 2029년에는 최종적으로 130%까지 완화할 계획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배당 여력을 악화시키는 요소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 계약 해지 시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할 환급금이 부채보다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적립하는 준비금으로 상법상 주주배당가능이익을 계산할 때 차감된다.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이유로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꼽았다.
올해 1분기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154.1%로 완화된 기준인 170%에 미치지 못해 당장은 제도 완화의 수혜를 보기 어렵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비율은 '전분기말' 킥스비율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1분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한화생명은 다음 분기에도 해약환급금준비금을 100% 적립해야 한다.
한화생명은 올해 말까지 킥스비율을 170%까지 끌어올린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은 자본확충을 위해 지난해 세 차례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오는 24일에도 10억달러 규모의 발행을 앞두고 있다. 조달 자금 전액을 킥스비율 제고를 통한 자본건전성 강화에 사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킥스비율 상승을 가로막는 여러 요인이 여전히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되는 금리인하기에 할인율 현실화까지 겹쳐 자본 건전성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자본 확충에 숨통이 트일 수 있겠지만 할인율 규제 강화는 중장기적으로 다시 킥스비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할인율은 주로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산출돼 금리가 하락하면 할인율도 함께 낮아진다. 이 때문에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현재가치가 커져 부채가 증가하고 킥스비율은 낮아지게 된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킥스 할인율과 보험회사 자본관리' 보고서에서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보험사의 킥스비율은 25~30%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에 더해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당국은 2023년 킥스 제도 도입 당시 업계의 초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할인율을 다소 높게 설정했다. 앞으로 금융당국은 2027년까지 킥스비율에 적용되는 보험부채 할인율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할 계획이다. 보험부채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부채 평가액이 커지기 때문에 지급여력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할인율 현실화가 적용되자 보험사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올해 금융당국이 시장금리를 적용하는 기간을 20년에서 23년까지 늘리자 장기 금리가 더 낮게 반영돼 전체 할인율이 떨어졌고 전반적으로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킥스비율은 하락했다.
게다가 시장금리 적용 기간 이후 구간에 적용되는 LTFR(장기선도금리)도 4.3%로 전분기말(4.55%)대비 0.25%포인트 떨어져 할인율을 낮췄다.
한화생명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2025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박수원 리스크관리팀장은 올해 1분기 킥스비율 하락에 대해 "장기선도금리(LTFR) 인하 등 부채 할인율 강화가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170%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배당 얘기는 아직 이르지만 금리인하기에 이미 충분히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를 보면 시장의 신뢰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한 점을 감안해 할인율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