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6·3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배달 플랫폼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10대 공약에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도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배달앱 전담 팀을 만드는 등 정부 차원의 압박도 시작됐다.
배달 플랫폼업계는 수수료 상한제가 자율성을 침해하고 서비스에 대한 지속 투자와 시장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이 아무런 노력 없이 중간에서 수수료로 배만 불리려 한다는 인식은 플랫폼의 존재 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이달 1일 이재명 후보는 근로자의 날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달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와 불공정행위가 이어지며 비전형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며 "플랫폼 중개 수수료율 차별을 금지하고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법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주요 배달 플랫폼업체는 입접업체에 매출 구간에 따라 최소 2%에서 최대 7.8%의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다. 이는 앞서 작년 말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다. 협의 내용에 따라 기존에는 최대 9.8%에 달하던 수수료율이 최대 7.8%포인트 낮아졌지만 이 후보는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해 아예 상한선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배달 플랫폼업계는 이미 협의를 통해 상생안을 만들었음에도 정부가 나서 일률적으로 시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 이 후보는 과거 2022년 대선 후보 시절에도 배달 플랫폼을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화' 해야 한다며 배달 주문 인프라를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이 후보는 이처럼 국가가 관리하는 배달 앱은 1%의 저렴한 수수료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개입은 이미 일부 시작됐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배달플랫폼 사건처리 전담팀(TF)'을 구성했다. 공정위는 최근 들어 배달플랫폼 관련 신고가 많아지고 새로운 불공정 이슈가 제기되는 등 조사·검토 범위가 계속 확대됐기 때문에 전담팀을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중복 조사로 인한 비효율을 없애 조사 속도를 더 높이겠다는 취지다.
배달 플랫폼업계는 이런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플랫폼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한 시장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플랫폼의 존재 가치, 서비스 존립 노력에 대해 낮은 가치로 인식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운영 장애 요인 해소나 시스템 개선·유지 등에 플랫폼이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런 후방의 노력들은 인정받지 못하고 플랫폼이 아무런 노력 없이 이익을 올린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만든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낮은 수수료를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성과 확장성 면에서 민간 배달 앱에 밀리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주요 배달 앱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보통신기술(IT)에 투자하고 개발자 컨퍼런스 등을 통해 우수한 인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전문가 토론회 '차세대 유니콘, K-플랫폼의 가치를 조망한다'에서 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정보시스템및데이터분석학과 교수는 배달앱을 이용하는 음식점의 연간 매출액이 이용하지 않은 음식점에 비해 7067만원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55만원 늘었다는 분석 결과를 밝히며 플랫폼이 외식산업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을 소개했다.
경 교수는 "배달 플랫폼은 이용 업주에게 추가 매출 증대, 수익성 개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외식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끌었다"며 "팬데믹과 불경기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외식시장 위축 및 상권 쇠퇴를 방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배달 플랫폼업계는 규제보다는 자율에 기반한 선순환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의 영향력이 플랫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플랫폼이 자율적 기반에서 기술 혁신과 재투자를 통해 관련 시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특정업체의 시장점유율 하락이 목적이 아닌 소비자의 전체 후생을 증가시키는지 여부가 규제 검토에서 최우선 사항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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