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UTC인베스트먼트가 상장 초기부터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온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브릿지바이오) 지분을 최근 대거 매각했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폐 섬유증 치료제 'BBT-877'의 글로벌 2상 임상시험 실패가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2017년부터 브릿지바이오 지분을 보유했던 UTC인베스트먼트가 결국 엑시트 타이밍을 놓친 채 '손절'에 가까운 수준에 회수를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UTC인베스트먼트는 16일부터 22일까지 브릿지바이오 주식 총 123만6332주를 순차적으로 장내매도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앞서 2017년부터 브릿지바이오에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유티씨기술사업화투자조합'을 통해 시리즈B 라운드에 20억원을 투자했으며 2019년 시리즈C 라운드에서는 총 5개 바이오펀드를 동원해 신주 150억원, 구주 20억원 등 17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에 활용된 펀드는 ▲유티씨기술사업화투자조합 ▲유티씨2019바이오벤처투자조합 ▲유티씨바이오헬스케어2호~제4호투자조합 등 총 6곳이다.
2019년 12월 브릿지바이오가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UTC인베스트먼트는 총 57만2372주를 보유하며 9.19%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당시 UTC인베스트먼트는 상장 후 1개월간 보유 주식에 대한 매각 제한(보호예수) 조건을 적용받았다. 이후 2020년 9월과 2024년 7월 두 차례 무상증자를 통해 총 148만8166주의 무상신주를 추가 배정받아 보유 주식 수는 206만538주로 늘어났다.
다만 무상증자와 별개로 브릿지바이오는 2021년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우선주(CPS) 발행 등을 통해 외부자금 조달을 본격화했다. 2021년 3월 약 50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5월 약 456억원 규모의 CPS 발행, 2023년 8월 약 30억원 규모의 추가 CPS 발행을 단행했으며 2024년 7월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215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발행주식 총수가 급증하면서 UTC인베스트먼트의 지분율은 지속적으로 희석됐고 2024년 말 기준 약 3.45%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이처럼 지분율이 희석된 상황에서 추가 악재를 맞았다. 브릿지바이오가 이달 14일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의 글로벌 임상 2상 탑라인 결과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고 공시하면서다. 'BBT-877'은 2019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46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가 반환 받은 후 브릿지바이오가 자체 개발을 이어온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임상 실패 공시 이틀 뒤인 16일부터 보유지분에 대한 대대적인 매도에 나섰다. 핵심 파이프라인의 불확실성이 현실화되면서 추가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최종 보유지분은 1.58%까지 축소됐다.
날짜별로 살펴보면 16일 '유티씨바이오헬스케어제5호투자조합'을 통해 보유 주식 100주를 주당 4400원에 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18일에는 '유티씨특허기술사업화투자조합' 등 5개 투자조합이 1000주를 주당 2160원에 매도했다. 이어 22일에는 5개 조합을 통해 101만6134주를 1465원에, '유티씨바이오헬스케어제5호투자조합'이 보유한 21만9088주를 1486원에 처분했다.
매도 수량과 처분 단가를 바탕으로 계산한 이번 회수금액은 약 18억1286만원이다. 남아 있는 82만4216주의 잔여지분 가치는 28일 종가(1087원) 기준 약 8억9592만원으로 집계된다. 매각한 주식 가액과 잔여지분 가치를 합산하면 총 회수 규모는 약 27억원으로 투자원금 190억원 대비 약 14.26% 수준에 불과하다.
이달 29일 현재 브릿지바이오의 주가는 종가기 1064원으로 또 다시 전일 대비 2.12% 하락한 상태다. 결국 UTC인베스트먼트는 초기 기대와는 달리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한 채 사실상 손실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졌다.
시장 한 관계자는 "브릿지바이오의 경우 상장 이후 반복된 자금 조달과 개발 리스크가 겹치면서 초기 투자자의 회수 여건이 점점 제한됐을 것"이라며 "결국 핵심 파이프라인의 불확실성이 현실화되자 투자자들이 보유지분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UTC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내용은 회사의 투자관련 부분인 데다 브릿지바이오가 상장사이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관련 내용은 답변하기 어렵다"고 짧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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