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맥스그룹 오너 2세인 이병만 대표가 올해를 새로운 도약과 전략적인 변곡점을 만드는 해로 선언했다. K-뷰티 열풍 속에서 화장품 수출 100억달러 시대를 맞이한 당찬 포부다. 코스맥스는 이제 내수를 넘어 북미와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글로벌 영역 확대를 넘보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이 회사의 기초체력은 물론 사업전략과 함께 미래가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짚어봤다.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K-뷰티의 양적 성장 이면에는 이른바 인디 브랜드라고 불리는 소규모 브랜드들의 약진이 있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내 대표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기업인 코스맥스는 선제적으로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를 갖추며 인디 브랜드로 재편되는 시장에서 톡톡한 수혜를 누렸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작년 1~3분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약 50억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화장품 수출액(74억 달러)의 70% 수준이다. 화장품이 중소기업 1위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으면서 중기부 등 유관 정부기관에서도 수출 지원에 힘쓰고 있다.
화장품이 중소기업의 수출 효자 품목이 된 이유는 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코스맥스의 역할도 한몫했다. 코스맥스는 인디 브랜드도 재고부담 없이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제품 주문수량을 최소 1만개에서 1000개 단위로 낮췄다. 이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 '최소주문수량(MOQ) 유연화' 정책의 일환이다.
그 해 코스맥스는 경영 키워드 중 하나로 '인디 브랜드와 동반성장'을 내세우고 주문수량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연말 기준 코스맥스 로봇 보유량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고 연구·개발부문에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접목하면서 제품개발 단계를 단축했다.
현재 코스맥스를 통해 제품을 개발·생산 중인 국내 인디 고객사는 총 1000여곳에 달한다. 코스맥스와 함께 동반 성장한 대표적인 브랜드는 티르티르, 롬앤, 아누아 등이다. 티르티르의 경우 코스맥스와 협업을 통해 미국시장에 선보인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이 높은 인기를 끌며 지난해 한국 브랜드 최초로 글로벌 온라인 판매 플랫폼 뷰티 카테고리 중 색조제품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롬앤을 운영하는 아이패밀리에스씨는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565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전년 전체 매출(1487억원)을 뛰어넘었다. 그 중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이패밀리에스씨는 지난해 11월 말 미국에 현지법인까지 세우고 본격적인 해외시장 확장에 돌입했다.
코스맥스는 제품 개발과 생산은 물론 소규모 브랜드에서 일일이 챙기기 어려운 규제 관련 대응과 트렌드 변화까지 '올라운드 시스템'을 제공하며 인디 브랜드와의 상생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및 태국에 19개의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약 30억개 수준의 연간 생산능력(CAPA)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시장 트렌드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뷰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더해 화장품 최대 시장인 미국을 겨냥해 규제나 인증에 대응할 수 있는 전담팀인 OTC(OverTheCounter, 일반의약품)랩도 만들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고객사가 증가하고 있다"며 "당사의 해외법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신속한 시장 트렌드 분석, 빠른 현지시장 규제 대응능력 등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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