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맥스그룹 오너 2세인 이병만 대표가 올해를 새로운 도약과 전략적인 변곡점을 만드는 해로 선언했다. K-뷰티 열풍 속에서 화장품 수출 100억달러 시대를 맞이한 당찬 포부다. 코스맥스는 이제 내수를 넘어 북미와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글로벌 영역 확대를 넘보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이 회사의 기초체력은 물론 사업전략과 함께 미래가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짚어봤다.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국내 화장품 수출 규모가 작년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2012년 10억달러를 넘긴 이후 12년 만에 규모가 10배 성장한 것이다. 국내 기업 중 이 덕을 톡톡히 본 곳이 있다.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업체인 코스맥스다. 수출 비중이 높은 코스맥스는 고환율과 내수 부진 속에서도 탄탄한 매출 성장을 이루며 글로벌 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스맥스의 수출액 규모는 K-뷰티 붐과 궤를 함께한다. 코스맥스는 작년 국내 ODM 업계에서 최초로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수출의 탑은 전년 7월부터 당해 6월까지 수출 실적을 기반으로 수상 기업을 선정한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직접 수출액만 2억277만달러(약 2918억원)를 달성했다.
올해 창립 33주년을 맞은 이 회사가 수출 5000만달러을 달성한 건 2014년, 1억달러를 넘긴 건 2016년이다. 1억달러 달성에는 20년 이상이 걸렸지만 2억달러 달성에는 8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코로나19)이 코스맥스에겐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 오프라인 판매가 막힌 화장품 브랜드가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며 K-뷰티 시장이 아시아권 위주에서 전세계로 넓어졌다. 기존 K-뷰티 주력 시장이던 중국 수출액은 작년 25억달러로 전년 대비 10% 감소한 반면 미국 수출액은 같은 기간 19억달러로 57%나 증가했다. 4차 한류 붐이 불고 있는 일본에선 처음으로 수출액이 10억 달러를 넘어섰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1억7200만달러)이 처음으로 수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미국 FDA 인증(OTC)과 할랄 인증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K-뷰티의 세계화를 선제적으로 준비한 코스맥스는 이 수요를 고스란히 흡수했다. 코스맥스의 미국 수출액(2023년 7월~2024년 6월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46.7% 증가했다. 그 결과 코스맥스의 국가별 수출 비중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미국(24.4%)은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나라가 됐다. 그 뒤를 일본(20.3%)이 이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최근 2~3년 새 드라마나 영화 등 K-콘텐츠의 영향력이 전세계로 확대하면서 한국 화장품의 온라인 유통망이 넓어졌고 선제적으로 글로벌 인증을 확보한 게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수출액이 늘어나면서 국내 법인 별도 매출액도 2022년 8540억원에서 2023년 1조576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아직 작년 전체 매출은 나오지 않았지만 3분기까지 1조114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전년 매출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미국법인 등을 포함한 연결 기준 1~3분기 누적 매출액 역시 1조6081억원으로 2년 연속 '2조 클럽'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K-뷰티 제2의 봄을 함께하고 있는 코스맥스는 올해 신흥시장을 공략하며 세계화에 가속페달을 밟는다. 코스맥스는 2023년 신흥국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중동 ▲남미 ▲인도 ▲아프리카 등 4개 지역으로 판로를 넓혔다. 올해부터 인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확보를 위한 '로코(LOCO)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병만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세계 화장품시장과 코스맥스는 하나"라며 "K-뷰티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오면서 모든 뷰티의 중심에 코스맥스가 서있을 전략적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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