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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손에 달린 상업·한일 연리지
딜사이트 주명호 차장
2025.01.10 07:00:31
동우회 통합 통해 화학적 결합 첫발…완성까지 적지 않은 시간 필요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08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왼쪽부터)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강원 상업은행 동우회장, 유중근 한일은행 동우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양 동우회 통합 추진 MOU를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우리은행)

[딜사이트 주명호 차장]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태생적으로 대립을 피할 수 없는 관계였다. 다른 은행들과 달리 동등 합병으로 통합된 구조는 소위 말하는 화학적 결합의 시도조차 어렵게 만들었다. 공존하되 먼저 섞이는 것을 용납치 않는 계파 문화는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했다. 


동우회는 양 계파의 드러나지 않은 뿌리였다. 상업은행 동우회는 효자동, 한일은행 동우회는 을지로에 각각 자리잡고 통합 후에도 세를 키웠다. 두 동우회 회원수는 약 3000여명 안팎 수준에 이른다. 확고한 전·현직 연결고리는 내부 인사에도 알게 모르게 영향력을 미쳐왔다. 한 전직 우리은행 인사는 "(퇴직 선배가) '그 친구는 아니야'라는 식으로 말하면 현직에서는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에둘러 말하기도 했다.


이런 구도 속에서 계파 갈등은 더욱 치열해졌다. 2017년 특혜채용 의혹은 갈등이 표면화된 대표적 사건이다. 상업 출신의 연이은 행장 선임(이순우·이광구)이 키운 한일 출신들의 불만은 내부 문건 공개로 이어졌다. 이광구 행장은 결국 스스로 직을 내려놨다. 지난해는 한일 출신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가 우리금융 전체를 뒤흔들었다. 수년을 기다린 상업 출신의 복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악순환을 끊기 위한 첫발이 동우회 통합이라는 점은 우리은행 내부적으로도 이미 오래전부터 인지해왔다. 하지만 현실화는 요원했다. 합병 초기 동우회 통합 논의가 나왔을 때도 양측 원로들의 반대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각 동우회가 관리하는 기금 규모의 차이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최근 몇년 전에도 상업 출신 몇몇 임원들 사이에서 통합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힘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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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이번 동우회 통합은 그만큼 의미가 크다. 내부 출신들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를 명확히 짚고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필요성에 대해서도 내부의 의견이 아닌 임 회장이 주도적으로 먼저 제시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재작년 "음지의 문화를 반드시 멈춰야 한다"는 취임 일성 역시 이제는 계파의 뿌리를 바라본 그의 속내가 담긴 것으로 달리 읽힌다. 


살펴보면 금융권에서 임 회장 만큼 갈등을 봉합해온 사람도 드물다.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 최고조에 달했던 농협중앙회와의 갈등을 풀어낸 것은 온전히 그의 힘이었다. 외부 출신을 경계했던 중앙회 이사진들은 1년도 안돼 임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자로 돌아섰다. 역시 하나은행·외환은행 통합 갈등이 최고조였던 금융위원장 재직 때는 '노사합의 최우선'을 강조해 통합 부작용을 줄이는데 일조했다.


통합을 위한 문은 열었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동우회 조직 뿐만 아니라 가입기준도 새롭게 맞춰야 한다. 상업 동우회는 지점장급부터 가입 대상이지만 한일 동우회는 그보다 기준이 낮다. 통합 동우회를 이끌 새 회장 선출도 고민거리다. 두 동우회 외에 활동 중인 동우회와의 화합 필요성도 제기된다. '미래동우회'는 비공식이지만 출신 구분 없이 약 1000명이 가입돼 활동을 지속 중이다. 


그렇기에 임 회장의 어깨는 이제 더 무거워질 수 있다. 통합을 이끌면서도 새 균열이 나타나지 않게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상업·한일 연리지(連理枝)의 확실한 완성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 내부 출신이 통합 작업을 이어 받기엔 여전히 불안감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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