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한화생명이 상반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는 성적표를 받았다. 당장 순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보장성 상품 중심의 신계약 성과가 CSM(보험계약마진) 확대로 이어지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CSM 감소 배경에는 제도 변경과 같은 일회성 요인도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로 CSM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으로 순이익 3478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43.7% 감소한 수치다. 한화손해보험,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등 자회사 실적을 반영한 연결기준 순이익은 6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순이익이 급감한 데는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일회성 투자이익이 발생하기도 했고 올해 1분기에는 IBNR(미보고발생손해액) 기준 변경으로 일회성 보험 부채를 인식해야 했다.
사업별로 보면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모두 줄었다. 보험손익은 274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9.9% 감소했다. 투자손익은 같은 기간 54.6% 감소한 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신계약 관련 성과는 눈길을 끈다. 일단 보험 영업지표로 활용되는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가 증가했다. 신계약 APE는 지난해 상반기 1조864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9200억원으로 4% 늘었다.
신계약 APE에서 보장성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상반기 보장성 보험 APE는 1조52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6% 증가하며 전체 APE에서 80%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61% 비중을 보였다.
한화생명은 올해 들어 보장성 보험 가운데서도 수익성이 좋은 일반 보장성 보험 확대에 힘을 주고 있는데 이런 노력도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 일반 보장성 보험 APE는 67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2.6% 늘었다.
신계약 APE는 보험사가 신계약을 통해 수취한 보험료를 연간 단위로 환산한 값이다. 보험계약에 따라 일시납, 월납 등 제각각인 보험료 납입 기준을 1년으로 통일한 만큼 보험사의 신계약 창출 능력을 보다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다만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에도 신계약 CSM과 CSM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한화생명은 상반기에 모두 9965억원의 신계약 CSM을 확보했으나 전년 동기(1조4000억원)와 비교하면 4000억원 감소했다.
여기다 부채할인율 강화 등 제도 변경의 영향으로 3000억원 넘는 조정 금액이 발생하면서 CSM 규모도 줄었다. 한화생명의 상반기 말 기준 CSM은 9조1540억원으로 전년 말 9조2380억원과 비교해 930억원 감소했다.
CSM은 보험사 회계기준이 IFRS17로 바뀌면서 새로 도입된 계정과목이다. 보험사는 계약시점에서 CSM을 부채로 인식한 뒤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사실상 이익의 원천인 만큼 CSM 확보와 성장에 모든 보험사가 매달리고 있다.
자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비율)은 6월 말 기준 163%로 잠정 집계됐다. 1분기 말과 비교해 10%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한화생명은 신계약 CSM 확보와 자본성 증권 발행 등을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가용자본에서 요구자본을 나눠서 구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