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한화생명이 두 달 만에 또다시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 줄어든 자기자본 규모를 만회하고, 목표로 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비율 175%를 넘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오는 11일 30년 만기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일은 24일이며, 주관 업무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눈길을 끄는 건 두 달 만에 다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는 점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7월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초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수요예측 이후 추가 투자자 모집 과정을 거쳐 2000억원을 추가로 증액 발행했다.

한화생명이 두 달 만에 추가 발행에 나서는 건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 규모가 급감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한화생명의 자기자본은 9조8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조6000억원(14.2%) 줄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화생명이 자본확충을 통한 킥스비율 상승을 노리고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킥스란 보험사가 가입자들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금융당국은 '100% 이상' 유지하라고 규정하고 있고, 권고치는 150%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기준 킥스비율은 173.1%로, 국내 5대 생명보험사 중 최저 수준이다. 5대 생명보험사 중 라이나생명이 344.1%로 가장 높고, 이어 신한라이프(241.4%), 교보생명(238.9%), 삼성생명(212.8%) 순이다.

이 때문에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말까지 킥스비율을 175% 이상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사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킥스비율 평균은 222.8%다. 

현재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지난 7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177.3% 수준으로 추정된다. 1분기 말 대비 42.0bp(1bp=0.01% 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그런데도 올해 1분기 말 기준 업계 평균 킥스비율과 비교해 45.5bp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9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예정대로 마치면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약 181.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은 시장에서 흥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먼저 선반영 되면서 일반 회사채의 전반적인 금리가 낮아진 탓에 신종자본증권의 시장 매력도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9일 AA급 3년물 회사채의 금리는 3.4%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반면 자본성증권의 경우 3% 후반에서 4%대 수준의 금리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자본성증권의 투자 매력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혹은 금융지주사의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돼, 개인 자금 유입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신종자본증권은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