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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사피온, 합병 공개 서두른 이유
신지하 기자
2024.06.17 08:15:13
글로벌 경쟁력 제고 시급·우수 인력 이탈 방지 차원인듯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5일 00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최근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인 리벨리온과 사피온이 전격 합병을 선언했다. 본계약 체결 이전에 합병 계획을 외부에 먼저 알리는 등 상당히 서두르는 기색이다. 이를 두고 글로벌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양사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수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과 사피온 간 합병 논의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한 쪽이 먼저 합병을 제의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양사 경영진(리벨리온·SK텔레콤·사피온)은 연초부터 최근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 중 하나로 합병을 염두에 두고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양사는 합병을 깜짝 발표했다. 합병법인의 명칭이나 지분 비율 등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에 서둘러 양사의 합병 계획을 공식화한 셈이다. 해당 논의가 소수의 핵심 관계자 중심으로 진행돼 대부분의 C레벨 임원들도 이를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피온과 달리 리벨리온 일주 주주들은 해당 사안을 뒤늦게 알고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양측이 극도로 비밀리에, 주주들과의 충분한 동의 없이 전격 합병 선언을 한 이유는 뭘까. 양사가 내건 명분은 우수한 인적·물적 자원을 하나로 합쳐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 다급하다는 점이다. 현재 AI 기능 구현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 시장은 글로벌 선두 경쟁이 치열, 앞으로 2~3년이 승기를 잡을 '골든 타임'이라는 점을 고려해 달라는 게 양사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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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양측은 합병안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가 NPU 시장에서 증명해 온 개발 역량과 노하우를 하나로 모아 새로운 합병법인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사와 주주동의 등 필요한 절차를 올 3분기 중으로 합병을 위한 본게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연내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합병 논의가 오랜 기간 진행된 만큼 더 이상 비밀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에 해당 사안의 공개 시점을 급하게 잡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합병이라는 중대 사안이 자칫 외부로 유출될 경우 조직 내 혼란을 야기해 재직 중인 고급 인력이 다른 경쟁사로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는 관측도 있다. 현재 양사의 재직 인원 대다수는 연구개발(R&D)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충분한 실사를 마치지 않고 합병을 공개하면 재정적 또는 법적 리스크가 높아지기 마련"이라며 "이 같은 위험에도 합병 발표를 서두른 데는 양사 경영진의 합병 의지가 그만큼 강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논의가 길어질수록 외부로 새어나가거나 와전되기 쉽다"며 "이는 고급 인력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피온코리아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해 분사했다. SK텔레콤은 사피온의 6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리벨리온은 2020년 설립됐다. KT그룹은 2022년 6월 35억원으로 시작, 지난해까지 총 665억원을 투자했다. KT가 보유한 리벨리온의 지분은 1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볍법인의 경영은 리벨리온이 책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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