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SM그룹 계열사 남선알미늄이 소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는데는 일반주주들의 회사 경영에 대한 무관심도 한 몫하고 있다. 앞서 우오현 SM그룹 회장(사진)과 남선알미늄은 사내에 2000억원 가량의 이익잉여금(유보금)을 보유하고도 사실상 배당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일반주주들은 배당 안건 등을 논의할 정기주주총회(주총)에서조차 의결권 행사를 포기하는 등 여전히 주주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3월30일 진행된 남선알미늄 주주총회(주총)에서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한 일반주주 지분은 2.48%에 그쳤다. 이는 예탁결제원이 산출한 전체 상장사 평균치(10.21%)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에선 일반주주들이 전자투표뿐만 아니라 실제 의결권 행사분도 적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주총회 개최일이 슈퍼주총데이(주주총회집중일)였던 만큼 의결권이 분산됐을 가능성이 큰 데다 장소 또한 인구밀집지역(수도권)이 아닌 대구에서 열린 까닭이다.
주주들이 별 관심을 안 보이다 보니 남선알미늄은 주총에 올린 재무제표 승인, 우오현 회장 재선임,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확정 등의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처리할 수 있었다. 최근 행동주의 소액주주들이 회사가 낸 주총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는 식으로 대주주를 견제하는 것과는 상당히 대비된다.
남선알미늄 일부 주주들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허탈하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주 다수가 반발할 만한 사안이 발생했음에도 정작 의결권 행사 주식수가 적어 우오현 회장 등 경영진에 주주들의 의중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단 이유에서다.
우오현 회장 등이 포함된 남선알미늄 이사회는 작년 11월 국민연금공단의 배당정책 공지 요구에 답변하는 차원으로 '2023~2025년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골자는 개별기준 영업이익률 10%이상 시 초과분의 10%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겠단 것인데 당시 주주들은 회사가 배당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반발했다. 남선알미늄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낸 터라 배당을 하려면 우방 등 관계기업 이익이 더해지는 연결기준 순이익을 기준으로 삼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한 남선알미늄 주주는 "남선알미늄은 연결기준으론 매년 순이익이 나는 회사이자 2000억원(2085억원)가량의 유보금이 있는 기업이지만 우 회장 등 이사회 멤버는 배당을 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문제는 회사가 '이낙연 테마주'로 각인된 영향 등으로 단기 주가상승을 노리는 투자자 비중이 많다는 것"이라며 "최근 행동주의 주주들의 사례가 많아졌다곤 하지만 몇몇 기업을 제외하곤 대주주가 다수의 주주들을 챙기는 경우는 여전히 손에 꼽는 수준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