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은행이 올해 초 신설한 '선구안팀'이 지난달 출범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은행권 생산적 금융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담보·관계 중심 여신에서 벗어나 산업 분석 기반의 '선제적 금융'으로 전환을 시도한 데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솔직한 반성을 지체 없이 반영했다는 점에서 단순 조직 신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업권 분석부터 유망기업 발굴·심사·지원까지 이어지는 종합 프로세스를 통해 생산적 금융의 정밀도와 속도감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1월 여신그룹 산하 생산·포용금융부에 선구안팀을 신설했다. 이후 최근까지 조직 정비와 시스템 구축을 거쳐 실제 영업·심사에 본격적으로 투입됐다.
앞서 신한은행은 진옥동 회장의 발언이 나온 지난해 9월 이후 선구안팀 구성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해 인력 구성에 나섰다. 각 분야별 내부 전문인력에 더해 산업별 분석을 위한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고 기술력·시장성 등을 반영하는 성장성 중심 신용평가 체계 구축도 병행했다.
선구안팀 탄생은 진 회장의 지난해 발언이 계기가 됐다. 진 회장은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은행들이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만 해왔다는 국민적 비판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 원인이) 금융권이 (좋은 기업을 가려낼 수 있는) 선구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이 조직 신설과 평가체계 개편으로 직결됐다.
선구안팀은 산하에 7개의 하위팀을 조직했다. 정부가 설정한 초혁신경제 프로젝트 산업군에 따라 담당업권을 세분화해 영역별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차세대 전력반도체 ▲LNG 화물창·특수탄소강 ▲그래핀·초전도체 ▲초고해상도 위성 ▲해상풍력·HVDC·그린수소·SMR ▲K-바이오·뷰티 ▲K-콘텐츠·식품으로 영역군을 나눴다. 단순 업종 구분이 아니라 성장성과 산업 파급력을 기준으로 재편한 것이 특징이다.
팀별 인력은 주요 부서의 전문인력을 두루 배치한 애자일 조직이다. 전략영업부의 특화 RM(전략영업), 기업여신심사부 심사역, 생산·포용금융부의 생산적 금융 담당자에서 여신기획부의 산업Cell 업종 담당자를 각각 배치했다. 영업과 심사, 실행 과정을 유기적으로 이어가게끔 인력을 구성해 하나의 프로세스로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기존 은행 조직의 부서 간 단절 구조를 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생산·포용금융부는 선구안팀을 바탕으로 산업별 금융 전략 수립에서 심사 프로세스까지 전 과정을 총괄, 지원한다. 첫 단계는 '선구안맵'을 통한 영업전략 설계다. 선구안맵은 15개 초혁신경제 산업군과 기업들에 더해 관련 협회, 연구소, 기관 등 연결구조 전반을 분석한 도식화된 마케팅 툴이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기업과 협력 네트워크 등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마케팅 기회를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선구안맵에서 발굴한 기업은 이후 성장성 신용평가를 거쳐 선구안팀이 본격적인 금융지원을 실행하게 된다. 과거에는 지역별로 채권보전 및 상환능력 양호한 개별기업 관리에 집중했다면, 선구안팀을 통한 금융지원은 단순 재무분석을 넘어 기술 및 제품 경쟁력, 산업 내 위치, 혁신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는 '안정성 중심 여신'에서 '성장성 기반 선제 지원'으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한은행 생산·포용금융부 관계자는 "관계중심 영업에서 산업중심 영업으로 가면서 분석 역시 재무부문을 넘어 고도화·다양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다른 계열사의 협업, 연계를 통해 선구안팀의 생산적 금융 실행력을 추가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IB부문과 연계를 통해 대상 기업의 투·융자를 종합적, 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신한투자증권 IB종합금융부와 협업해 선구안맵의 핵심기업, 성장기업에게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생산적 금융 확대를 요구받는 상황에서, 신한은행의 이번 시도가 업계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