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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짐 내려놓은 이재용, '뉴삼성' 가속페달
신지하 기자
2026.04.07 14:30:17
사법리스크·상속세 부담 걷어…역대급 실적 발판, 대형 M&A 기대
이 기사는 2026년 04월 07일 14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FKI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 폐회식에 참석했다. (사진=뉴스1)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어깨가 가벼워지고 있다. 지난해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데 이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의 상속세 납부도 이달 마무리한다. 법적·재무적 부담을 동시에 털어내며 이 회장 중심의 안정적 지배구조를 굳혔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만 57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국내 기업 사상 최대 분기 실적까지 새로 썼다. 삼성 경영환경 전반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반도체 슈퍼사이클까지 겹친 만큼 이 회장 중심의 '뉴삼성' 체제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5% 급증했다. 일부 증권사에서 50조원까지 눈높이를 올려잡았는데 이마저 7조원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분기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은 것은 국내 기업 역사상 유례없는 기록이다. 특히 이번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마저 넘어섰다. 한 분기 성적표가 작년 한 해 치를 뛰어넘은 셈이다.


이번 호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 덕분으로 풀이된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D램 등 범용 메모리까지 공급 부족이 심화했고, 이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빅테크에 5세대 HBM인 HBM3E를 공급하며 고부가 메모리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일각에서는 1분기 반도체(DS)부문에서만 50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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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이달 삼성가의 5년에 걸친 상속세 납부도 마무리된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2020년 별세 당시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 26조원에 달하는 유산을 남겼다. 여기에 부과된 상속세는 약 12조원으로 산정됐다. 유족은 2021년 상속세 신고 후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나눠 내는 연부연납 방식을 채택했으며, 이달이 마지막 납기다. 개인별 부담액은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3조1000억원, 이 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2조4000억원 순으로 알려졌다.


우선 세 모녀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 계열사 지분 매각과 주식담보대출을 병행했다. 홍 명예관장은 2022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주식을 블록딜로 처분해 약 5조원을 확보했고, 올해 초에도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에 대한 유가증권 처분 신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두 딸도 삼성SDS와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 지분 매각과 주담대를 활용해 납부 재원을 충당해왔다.


반면 이 회장은 핵심 계열사 지분을 한 주도 팔지 않았다. 주요 계열사 배당금과 개인 신용대출 등으로 상속세를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회장 별세 이후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만 약 4조원으로 추산되며, 선대회장 생전부터 누적된 배당금까지 합치면 6조원 이상이 상속세 재원으로 쓰인 셈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배당 규모가 커진 것도 재원 마련에 힘을 보탰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상속 전보다 오히려 강화됐다. 삼성전자 지분율은 0.70%에서 1.67%로 높아졌고, 삼성물산 지분율도 17.48%에서 22.01%로 확대됐다. 삼성생명 지분율은 0.06%에서 10.44%로 늘었다. 앞서 지난해 7월 대법원이 2015년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사건에 무죄를 확정하며 이 회장은 10년에 걸친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이달 상속세 완납까지 마무리되면서 그룹 내 불안감을 키웠던 법적·재무적 부담이 완전히 해소됐다는 평가다.


(사진=뉴스1)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앞으로 초호황기를 맞이한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과 시장 주도권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AI와 로봇, 바이오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와 초격차 확보를 위한 사업 재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서 올해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에 총 110조원 이상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투자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 투자액 90조4000억원보다 21.7% 늘었다.


특히 대형 인수합병(M&A) 추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첨단로봇과 의료기술,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성장 분야 경쟁력 강화 방향을 제시했고, 지난해 말 사업지원실 산하에 M&A팀도 신설했다. 실탄도 넉넉하다.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 순현금만 100조원에 달한다. 1분기 역대급 실적으로 곳간이 더 불어난 만큼 이들 미래 분야를 겨냥한 대형 M&A가 이 회장 진두지휘 아래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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