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패션 재벌'로 알려진 권오일 회장의 대명화학은 40여 개에 달하는 종속기업을 거느린 거대 그룹이다. 그 정점에는 인수합병(M&A)의 핵심 축 역할을 해온 4개의 코스닥 상장사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인적분할과 합병을 통해 이들 상장사의 지배구조 개편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권 회장의 지배구조 현황과 변화의 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그간 패션 사업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온 '대명화학'이 뷰티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신사업 진출을 넘어 중장기 성장 축을 재설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 상장사 '폰드그룹'이 그룹 내 사업 재편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코웰패션으로부터 분할된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뷰티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흡수합병을 통한 사업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폰드그룹은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화장품 유통·도소매, 미용기기 제조·판매, 미용기기 개발, 면세점 운영업 등이다. 이는 단순 사업 다각화를 넘어 유통·기기·브랜드를 아우르는 뷰티 밸류체인 확장 의지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사업목적 추가는 최근 올그레이스를 흡수합병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폰드그룹은 현재 올그레이스의 흡수합병을 앞두고 있다. 합병등기일은 오는 4월이다. 올그레이스가 지난해 상반기 론칭한 자체 브랜드 셀레베의 수출을 추진 중인 만큼, 자회사 형태로 분산돼 있던 사업을 내부 조직으로 편입해 의사결정 속도와 수익성 관리 효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0월 폰드그룹은 190억원을 투입해 올그레이스 지분 100%를 취득하며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사실 폰드그룹은 뷰티 사업과 거리가 멀었다. 과거 코웰패션과 한몸(패션사업부)이던 시절 코트리와 씨에프뷰티를 통해 뷰티 사업을 경험하긴 했지만, 주력은 패션이었다. 2023년 말 인적분할 당시 명분 또한 패션사업 집중이었다. 다만 분할을 통해 확보한 재무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후 뷰티 확장은 자연스러운 전략적 수순으로 평가된다.
분할 이후 폰드그룹은 패션 사업에서 창출한 현금을 재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그러나 패션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며 성장률 둔화 우려가 커졌고, 이는 사업 다각화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안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이 같은 배경에서 폰드그룹은 뷰티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24년 화장품 유통사 모스트를 시작으로 지난해 올그레이스까지 잇달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자금만 약 300억원으로, 연간 영업이익(202억원)을 웃도는 수준의 자금을 단기간에 투입하며 공격적인 확장 기조를 드러냈다. 이는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는 사업 축 확대에 방점이 찍힌 행보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폰드그룹이 그룹 내 뷰티사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폰드그룹은 대명화학의 주요 자회사다. 대명화학이 그동안 전자부품 기업에 패션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외형을 키워왔다면, 폰드그룹은 패션 기반 위에 뷰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로젠(옛 코웰패션)과 모다이노칩이 기존 성장 방식의 사례라면, 폰드그룹은 새로운 성장 실험에 가깝다.
시장에서는 폰드그룹이 그룹 내 뷰티사업의 중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폰드그룹은 대명화학의 주요 자회사다. 대명화학은 그동안 전자부품 기업에 패션을 결합해 확장해온 구조였다. 로젠(옛 코웰패션)과 모다이노칩이 대표적 사례다. 반면 폰드그룹은 패션 중심 구조에 뷰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나선 상황이다.
대명화학과 기타특수관계로 묶인 기업들 가운데서도 뷰티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없지는 않다. 큐앤드비인터내셔날과 하이라이트뷰티스가 대표적이다.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은 지난해부터 아울렛 등 유통 중심의 뷰티 사업에 나섰다. 하이라이트뷰티스의 경우 패션 브랜드 키르시의 IP를 활용해 자체 브랜드 키르시블렌딩을 론칭해 꾸준히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들 법인은 어센틱브랜즈홀딩스 지배 하에 있는 법인이다. 어센틱브랜즈홀딩스는 권오일 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하는 비상장 지주사다.
반면 폰드그룹은 대명화학이 직접 지배하는 상장사로, 외부 자본 활용과 사업 확장 측면에서 그룹 내 유일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위상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폰드그룹은 공격적 M&A를 통해 브랜드와 유통 역량을 동시에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뚜렷하다.
폰드그룹의 뷰티 확장 전략은 밸류체인 구축 측면에서도 눈길을 끈다. 올그레이스는 면세점과 편집숍 등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모스트는 해외 코스트코 등을 통해 대용량 제품을 공급 중이다. 여기에 자체 브랜드 셀레베까지 더해지면서 유통-브랜드 중심의 사업 구조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으며, 향후 제조 역량 확보 여부가 추가 성장의 관건으로 꼽힌다.
향후 폰드그룹의 뷰티 사업은 올그레이스의 김강일 대표가 총괄할 예정이다. 그는 구다이글로벌의 주력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조선미녀'의 기획 과정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관련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초기 브랜드 확장 단계에서 일정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폰드그룹의 1차 목표는 뷰티 사업부문의 매출액을 전체 매출의 2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액(4856억원) 가운데 뷰티 부문 매출은 652억원으로 13.4% 수준이다. 올그레이스 인수 시점이 지난해 10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매출 비중 확대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향후 추가 M&A 계획 등 구체적 전략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폰드그룹 관계자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언급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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