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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CC 시장 흔드는 장금마리타임
김정희 기자
2026.03.25 12:00:16
소유 유조선 100척 이상 추정…가격 결정력 등 시장 영향 예상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4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금마리타임 지분 변화 예상도.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국내 중견 해운선사 장금상선그룹의 유조선 계열사인 장금마리타임이 글로벌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시장 재편의 중심에 섰다.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스위스 MSC가 장금마리타임 지분 50% 인수를 추진하면서다. 이번 거래는 장금마리타임이 MSC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하고, MSC는 장금마리타임의 VLCC 사업을 발판으로 유조선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장금마리타임이 지난해와 올해 VLCC 선대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배경에도 양사의 사업적 동맹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거래가 성사되면 VLCC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이해관계 맞물린 동맹


해운업계에 따르면 MSC는 장금상선그룹의 유조선 부문 계열사인 장금마리타임 지분 50%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양측은 이미 투자 협약을 맺고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그리스, 키프로스 등 주요 국가 경쟁 당국에 기업결합을 신청한 상태다. 거래가 성사되면 장금마리타임은 정태순 회장의 장남 정가현 이사가 100% 보유한 회사에서 MSC와 장금상선 측의 공동 경영 체제로 전환된다.


이번 거래가 주목받는 이유는 양사의 협력 관계가 처음으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장금마리타임은 지난해와 올해 VLCC를 공격적으로 매입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이후 중고 VLCC 약 40척을 사들였고, 여기에 투입된 자금만 최소 3조~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장금마리타임이 보유한 VLCC는 100척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VLCC 운항 선대가 700~800척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10% 이상을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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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제기됐다. 특히 올해 초 장금상선이 노후 컨테이너선 30여척을 MSC에 일괄 매각하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 등이 잇따르며, 양사의 협력이 단순한 자산 매각을 넘어 장기적인 사업적 파트너십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결국 이번 지분 매각을 계기로 MSC가 장금마리타임의 선대 확충 과정에서 실질적인 조력자 역할을 해왔음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장금마리타임 공동 경영 결정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장금마리타임 입장에서는 MSC의 자본력을 활용해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 장금상선그룹은 2023년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등의 여파로 VLCC 운임과 선박 가치가 오르기 시작하자 유조선 사업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장금상선이 글로벌 원자재 중개업체 트라피구라와 VLCC 운용 협력을 강화한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MSC는 장금상선그룹의 VLCC 사업을 발판 삼아 유조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 MSC는 컨테이너선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벌크선과 자동차운반선(PCTC) 등으로 사업을 넓혀왔지만, 유조선 시장 진출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원유 운반선 사업은 장기계약 비중이 높고 화주 네트워크와 선대 운용 경험이 중요해 신규 사업자가 단숨에 안착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MSC가 장금상선그룹과의 결합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키우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VLCC는 선박 규모가 크고 계약 구조도 복잡해, 신규 플레이어가 처음부터 시장에 뚫고 들어가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이런 점에서 MSC는 선대를 처음부터 직접 구축하기보다는 VLCC를 공격적으로 늘려 온 장금마리타임을 발판으로 삼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시장 판도 흔드는 공룡 선사 탄생


해운업계는 두 기업의 전략적 협력이 VLCC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신과 업계에서는 MSC와 장금상선 측이 공동 운영하는 회사가 향후 약 150척의 유조선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 40%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지분 거래를 넘어 전 세계 VLCC 시장의 가격 결정력과 운임 협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룡급 선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운임 강세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시장 지배력 확대가 운임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장금마리타임이 MSC 자본력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선박 매수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향후 추가 선대 확보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스팟(일회성 계약) 시장 비중이 큰 방식으로 선대를 키우게 되면 운임 변동성이 확대되고 이에 따른 시장 충격도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장금상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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