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가 필리핀 외식 기업 졸리비와 협력해 세차례 연속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투자에 나선 전략적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컴포즈커피 인수에 이어 지난해 노랑통닭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패밀리 외식 브랜드 샤브올데이 거래에 성공하면서 두번째 합작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2019년 설립된 엘리베이션PE는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SI)인 졸리비와 크로스보더 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졸리비에 편중된 투자 구조와 소수 지분에 그친 지배력은 향후 독자적인 운용 역량을 확보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졸리비는 최근 한국 자회사 졸리-K를 통해 올데이프레쉬 지분 100%를 약 8700만달러(약 12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에서 졸리-K의 지분 구조는 졸리비 70%, 엘리베이션PE 30%로 알려졌다. 이는 앞선 컴포즈커피 거래와 유사한 구조다. 필리핀 식음료 프랜차이즈 기업 졸리비가 전략적 투자자(SI) 겸 최대주주로 경영권과 사업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엘리베이션PE가 현지 운영 지원 및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는 협력 체제가 구축됐다는 평가다.
당초 업계에서는 샤브올데이와 명륜진사갈비 운영사인 명륜당을 묶는 패키지 딜 가능성도 거론됐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유행이 한물 지났다는 이유로 명륜진사갈비는 제외했고, 올데이프레쉬 단독 인수로 거래의 가닥이 잡혔다. 명륜당의 경우 가맹점주 대상 불법 대출 의혹과 법적 리스크, 대부업 계열사와의 불투명한 거래 구조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졸리비는 오는 2027년 미국 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다. 졸리비 입장에서는 상장 승인의 필수 요건인 회계 투명성과 지배구조 건전성을 고려해 리스크가 있는 자산 편입을 피했을 가능성이 높다.
샤브올데이는 명륜당과 분리된 독립 법인으로서 재무적 안전성과 높은 현금 창출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이번 투자를 진두지휘한 고든 조(한국명 조형래) 엘리베이션PE 대표의 과거 경험이 투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로하틴그룹(TRG) 한국 대표 시절 BHC 인수를 주도했던 그는 전 대주주인 제네시스BBQ와 10년 넘게 이어진 소송전을 지켜보며 한국에서 사법 리스크의 파급력을 체감한 바 있다. 이번에도 리스크가 적은 매물만을 선별해 졸리비의 미국 상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엘리베이션과 졸리비가 합작한 투자 포트폴리오 공통점은 표준화와 인건비 효율화 모델에 집중돼 있다. 키오스크 중심의 컴포즈커피와 셀프 조리 방식을 택한 샤브올데이는 운영 매뉴얼이 단순해 고정비 관리가 용이하고 해외 이식이 수월하다. 실제로 노랑통닭이나 명륜진사갈비는 두 파트너가 검토 단계에서 인력 투입이 많고 조리 숙련도가 요구된다는 단점을 들어 최종 투자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맥락에서 고든 조와 졸리비는 앞으로도 관리 효율이 극대화된 국내 매물을 중심으로 공동 전선을 확대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엘리베이션PE의 독자적 운용 역량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한다. 졸리비가 주도권을 쥐고 엘리베이션PE가 소수 지분 파트너로만 참여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자칫 졸리비의 현지 대리인 역할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엘리베이션PE는 지난 2022년 5월 독자적인 판단으로 국내에서 소형 가전 및 라이프스타일 가전 전문기업 루메나(LUMENA, 법인명 비에스비인터내셔널) 경영권 지분 인수를 단행한 적이 있다. 루메나는 휴대용 선풍기무선 가습기캠핑 랜턴 등 소형 가전제품을 주력으로 하며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알짜 소비재 기업으로 평가됐다. 당시 엘리베이션PE는 하나금융투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약 630억원을 투입해 바이아웃을 단행했다. 하지만 인수 당해 87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37억원으로 반토막 이하가 됐고, 2024년에도 52억원에 그치면서 엘리베이션의 독자적인 선구안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얻게 만들었다.
이런 맥락에서 엘리베이션PE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 졸리비의 경영능력을 빌어 현금 흐름이 끊이지 않는 이른바 경기변동과 무관한 서민음식 프렌차이즈에 재무적 투자자로만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통상적인 하우스들과 달리 엑시트 시점이나 가격 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는다. 향후 졸리비의 상장 계획이나 전략 변화에 따라 엘리베이션PE도 종속적인 영향을 받을 거란 지적이다. 특히 특정 투자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향후 독자적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이나 투자 저변 확대 과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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